* 재무제표를 읽는 사람들의 기사는 작성 후 최소 1주일 경과된 시점에 무료 공개되고 있음에 유의 하시기 바랍니다.
업비트는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입니다. 이 거래소를 운영하는 회사가 두나무㈜라는 곳이죠. 그런데 두나무㈜는 업비트 말고도 꽤 잘 알려진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바로 주식 거래 앱인 '증권플러스'라는 것인데, 두나무㈜는 이 서비스를 위해 출범했죠.
직전 시리즈에서 암호화폐 거래소 3곳을 점검하면서 업비트를 제외했습니다. 다른 암호화폐 운영회사와 달리 두나무㈜에는 또 하나의 주력 서비스가 존재하기 때문에 다른 거래소 운영사들과 직접 비교하는 게 적절치 않아서 입니다. 그냥 지나가기는 서운하니 두나무㈜의 재무제표도 한번 훑어보기로 합니다.
두나무㈜는 블록체인 기업이면서 핀테크 기업입니다. 스스로도 그렇게 소개를 하고 있지요. 블록체인 서비스를 대표하는 것이 업비트이고 핀테크를 대표하는 것이 증권플러스입니다.

증권플러스는 카카오톡 계정으로 실시간 시세 조회가 가능한 모바일 증권 서비스입니다. 고객의 증권사 계정과 연결하면 실시간 거래도 가능하죠. 아마 온라인 주식거래 앱 중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을 겁니다. 홈페이지에는 이용자가 220만에 달한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처음 출시될 때 '증권플러스 for kakao'라는 이름이었는데 그 후에 '카카오증권'으로, 다시 '카카오스탁'으로 개명했다가 지난해 '증권플러스'로 돌아왔죠. 이것 때문에 두나무㈜가 카카오의 자회사나 관계회사로 착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카카오가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경영권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송치형 이사회 의장이 두나무㈜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입니다. 카카오는 보통주 지분 12.17%의 지분을 갖고 있죠. 경영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있지요. 우선주를 포함하면 8.1%로 낮아지기는 하는데 별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우선주가 전부 전환상환우선주로 투자자가 풋옵션을 갖고 있어서 자본보다는 부채로서의 성격이 짙습니다.
현 시점에서 언제라도 풋옵션이 행사 가능한 상태이고, 상환보장수익률이 8%, 5%로 지금 금리에 비해 꽤 높은 편이죠. 물론 두나무가 상장한 후에 보통주로 전환해 자본이득을 노려볼 수도 있지만, 암호화폐 시황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면 풋옵션을 행사해도 복리로 하면 수익률이 쏠쏠하죠.

핀테크로 출발했지만 회사의 규모가 급격하게 성장한 계기는 암화화폐 거래소인 업비트가 출범한 2017년 이후입니다. 당시 암호화폐 시장이 정말 뜨겁기는 했나 봅니다. 업비트 출범이 10월에 이루어졌는데 연말 자산총액이 1조원을 넘겼습니다.
그 전에는 자산규모나 매출액이나 미미했습니다. 자산이 크게 늘어난 건 고객예치금이 그해 엄청나게 몰려들었기 때문이죠. 1조2000억원의 자산 중 거의 전부가 현금성자산이었습니다. 2000억원을 넘긴 매출액 역시 업비트에서 발생한 수수료였을 것입니다.

두나무 역시 다른 거래소와 마찬가지로 암호화폐 시황에 따라 경영실적에 부침을 겪습니다. 2018년 매출액이 두 배 이상 늘지만 2018년에는 1000억원을 조금 넘기는 수준으로 급감합니다. 자산규모도 절반 이하로 줄고 말죠.
하지만 현금성자산을 제외하면 자산이 줄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고객이 이탈하면서 자산이 줄어든 것이지, 그 외 다른 자산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다른 거래소 운영사들과는 양상이 다릅니다.

다른 건 또 있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이 보릿고개를 지나는 와중인 지난해에도 이익을 냈다는 것이죠. 두나무는 2017년 이후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비록 이익의 규모가 지난해 90% 이상(연결 기준) 줄기는 했지만, 확실히 다른 거래소와 차별되는 점입니다.
2018년에 다른 거래소들은 암호화폐 가격 급락으로 대규모 평가손실과 처분손실을 입어 이익이 크게 줄거나 적자로 돌아섰죠. 하지만 두나무는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익이 늘어납니다. 비록 지난해에는 암호화폐 시장의 삭풍을 빗겨가지 못했지만, 다른 거래소에 비해 실적이 꽤 안정적입니다.

두나무도 암호화폐 가격 급락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2018년에 암호화폐 관련해 800억원가량의 손실을 입었죠. 지난해에는 200억원 가량의 암호화폐 관련 이익을 얻었는데, 주석에는 자세히 기록되지 않았지만, 비트코인 등 고가의 암호화폐를 처분해 얻었을 겁니다.
지난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중요 암호화폐를 상당히 많이 팔았습니다. 당연히 유동성을 확보하고자 했겠죠. 비트코인을 특히 많이 팔았습니다.
2018년말에 4632개였는데 지난해 말에는 195개만 남았네요. 가격은 연말 종가 기준으로 426만원 대에서 832만원으로 크게 올랐죠. 아, 물론 지난해 가격 급등은 비트코인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2000여개에서 600여 개로 줄인 이더리움의 경우 연말 종가에 큰 차이가 없고, 다른 코인들 역시 그렇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급감하고 이익 역시 암호화폐 매각 차익을 빼면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거래소처럼 설비자산을 매각한다거나 코인 외 다른 자산을 팔아 현금화하는 경향을 그다지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빅4 거래소 중 유일하게 매각 이슈가 없습니다.
* 재무제표를 읽는 사람들이 제작하는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DRCR(주)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