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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스튜디오, 비티원, 비덴트 등 졸지에 코스닥 상장사를 셋이나 거느리게 된 중소 벤처기업 ㈜이니셜은 2018년말 현재 자본금 2억원인 회사였습니다. 매출액은 47억원으로 전해지고요. 그런데 최근 공시된 바에 따르면, 자본금은 10억원, 자기자본은 24억원, 자산총액은 237억원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강지연씨가 회사를 인수하면서 추가로 자본 납입을 한 모양이고, 연예기획사로 변신을 하는 중인 것 같습니다. 부채가 213억원 정도 되는데, 이건 비트갤럭시아 출자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외부에서 차입한 것이 대부분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비트갤럭시아 지분 38.7%를 234억원에 주고 샀습니다. ㈜이니셜 자산의 사실상 전부가 비트갤럭시아 출자지분인 셈이죠.



강지연씨 입장에선 정말 엄청난 거래를 한 겁니다. 6월말 현재 기준으로 버킷스튜디오 자기자본이 424억원, 비티원 자기자본이 608억원, 비덴트 자기자본은 무려 2600억원이 넘습니다. 3사 합계 자기자본이 줄잡아 3600억원에 달하죠. 물론 서로 지분 관계가 얽혀 있어 단순합계를 하면 안되지만, 그래도 자기자본 24억원짜리 회사가 차입금을 동원해 234억원에 자기자본 합계 3600억원인 코스닥 상장사를 거느리게 된 꼴이죠.


3개사 중 비티원은 빗썸홀딩스의 소유권을 두고 김재욱씨측과 이정훈씨측이 지분율 경쟁을 벌이던 곳입니다. 버킷스튜디오(24.48%)를 통해 비티원을 지배하던 김재욱씨였지만, 이정훈씨가 최대주주인 빗썸홀딩스(21.89%)는 간발의 차로 버킷스튜디오에 지분율에서 뒤지고 있었죠.


그런데 만약 김재욱씨와 이정훈씨가 종전선언을 하지 않고 경영권 싸움을 계속 했다면, 김재욱씨는 비티원의 경영권을 이정훈씨에게 넘겨줘야만 했을 겁니다. 비티원이 넘어가면, 비티원이 최대 지분을 보유한 비덴트 역시 이정훈씨 손에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겠죠. 물론 비덴트의 지분구조 역시 복잡해서 그리 간단히 싸움이 끝나지는 않았겠지만.


비티원이 지난해 2월에 220억원 규모로 발행한 사모 전환사채가 있었습니다. 전환가액이 2534원이었고, 올해 2월말부터 전환이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발행 당시를 기준으로 주식으로 환산하면 868만1926주에 달합니다. 이 전환사채를 매입한 곳이 '나비스 피델리스'라는 투자조합인데, 이 조합의 최대 출자자가 빗썸홀딩스였습니다.


이달(10월) 초 나비스 피델리스는 조합을 해산하면서 출자자들이 전환사채를 직접 보유하게 되었는데, 빗썸홀딩스 몫으로 배정된 게 520만8333주(주식으로 환산한 기준)입니다. 주식으로 전환했으면, 버킷스튜디오가 보유한 지분에 비해 37만주 가량이 많고 지분율도 28.73%로 앞서게 되죠.


그런데 이정훈씨측은 이미 전환기간에 돌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있다가, 김재욱씨가 비트갤럭시아 지분을 이원컴포텍과 ㈜이니셜에 넘긴 후 나비스 피델리스 조합을 해산시키고 직접 보유하게 된 전환사채 전액을 조기상환 받습니다. 두 사람이 소송 제기까지 하면서 치열하게 다투는 줄 알았는데, 나름대로 신사협정 같은 게 있었던 걸까요.


빗썸홀딩스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두 사람의 화해로 마무리가 된 걸로 보여집니다. 김재욱씨는 비트갤럭시아 지분을 팔고 떠나고, 이정훈씨는 빗썸홀딩스가 가진 비티원 지분을 해소하기로 한 모양입니다. 전환사채는 전액 상환을 받고, 보유지분 중 일부는 버킷스튜디오에, 일부는 디지비더블유조합이라는 곳에 넘겨 비티원 지분율을 낮췄습니다. 600만주가 남아 있기는 한데, 더 이상 비티원 경영권을 노리지는 않을 것 같군요. 버킷스튜디오와 지분율 차이가 너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불씨가 남아 있는 곳이 있죠. 바로 비덴트입니다. 비덴트의 최대 주주는 비티원이지만, 원영식씨가 경영권 지분을 매각한 아이오케이컴퍼니가 전환사채를 전부 주식으로 전환하면 최대 주주가 바뀝니다. 그리고 비덴트는 빗썸홀딩스 지분을 34.22%나 들고 있습니다. 빗썸홀딩스를 실효 지배하지는 못하지만, 중요한 의사결정에 발목을 잡을 수는 있는 수준이죠.



결국 비덴트를 놓고 이원컴포텍과 ㈜이니셜 연합군과 아이오케이컴퍼니의 새 주인 ㈜포비스티앤씨가 한판 싸움을 벌일 수도 있겠죠. 그 둘이 서로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그리고 빗썸홀딩스를 놓고 비덴트의 주인과 이정훈씨측이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이정훈씨가 빗썸홀딩스를 통해 보유하던 비티원 전환사채 전부와 보통주 일부를 해소한 걸 보면 이원컴포텍 연합군과는 어떤 교감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재욱씨에게 지분을 인수하면서 이정훈씨에게는 빗썸홀딩스 경영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을 수 있습니다.


아이오케이컴퍼니의 새 주인 생각은 어떨까요?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비덴트를 지배할 수 있고, 비덴트를 지배하면 빗썸홀딩스의 경영에 참여할 권리가 생기는데 그런 기회를 포기할까요? 그 동안 보릿고개에서 고생하던 암호화폐 시장이 상당히 호전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말입니다.


약간의 변화는 있습니다. 아이오케이컴퍼니가 보유하던 전환사채 중 일부가 조기 상환되었거나 팔렸거든요. 아이오케이컴퍼니의 특수관계자는 세 투자조합 사운더스투자조합, 비엔글로벌투자조합, 체슬로투자조합 중 체슬로의 전환사채는 이미 지난 4월에 거의 전부 조기 상환되었고, 아주 적은 량만 아이오케이컴퍼니에게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아이오케이컴퍼니의 경영권이 포비스티앤씨로 매각되면서 사운더스와 비엔글로벌과의 특수관계가 해소되었죠.


10회차 전환사채 중 25억원은 비덴트가 콜옵션을 ㈜아이티라는 곳에 매각했는데, ㈜아이티가 콜옵션을 행사해 전환사채를 가져갔고요. 지분변동이 신고되지는 않은 모양인데, 사운더스와 비엔글로벌이 인수했던 11회차 전환사채 중 일부를 비티원이 콜옵션을 행사해 가져갔습니다. 500억원 규모로 발행된 11회차 전환사채는 30%까지 비덴트 또는 비덴트가 지목하는 제3자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환사채는 아이오케이컴퍼니로 넘겨져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전환가액(5064원)으로 환산하면 928만3053주로, 지분율 21.12%에 달합니다. 그리고 지난달(9월) 부터 아이오케이가 조금씩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비티원이 보유한 비덴트 지분은 18.52%(전환사채 포함), 비트갤럭시아1호 투자조합이 보유한 비덴트 지분은 10.24%로 합하면 28.76%가 됩니다. 아이오케이컴퍼니와 약간의 거리는 있지만 추격권을 벗어난 정도는 아니죠.


게다가 비티원에는 약점이 있습니다. 비트갤럭시아1호가 보유한 비덴트 지분 중 8.26%는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잡혀 있습니다. 이자율이 7%나 됩니다. 비덴트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인데 이자비용이 만만치 않죠.


만약 아이오케이컴퍼니의 새 주인이 빗썸홀딩스에 욕심을 낸다면, 아니 비단 빗썸홀딩스가 아니더라도 자기자본 2600억원에 달하는 비덴트의 경영권 경쟁에 나서기라도 한다면 그 싸움의 결과는 어떻게 될 지 장담할 수 없겠습니다. 또 그렇게 된다면 빗썸홀딩스를 지배하고 있는 이정훈씨 측은 이원컴포텍과 ㈜이니셜 연합군이 아니라 아이오케이컴퍼니의 새 주인 때문에 골치를 썩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