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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빌라를 짓는 건설사로 유명한 상지카일룸의 최대 주주가 지난 7월 코스닥 상장사 중앙디앤엠으로 바뀌었죠. 중앙디앤엠은 샤시, 문틀 등 건축자재를 만드는 회사인데, 환경사업에 진출하겠다며 상지카일룸의 16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 주주 자리를 꿰찼습니다. 이전 최대 주주이던 씨지아이홀딩스는 지분을 팔지 않고 2대 주주로 내려 앉았죠.


최대 주주 변경이 있기 직전에 상지카일룸은 GS건설과 울산미포 폐기물 매립시설 증설사업과 관련한 공동협약을 체결하고 두 회사가 각각 175억원씩 총 350억원을 출자해 장부상 회사(SPC)를 설립하고, SPC가 매립시설 사업권을 가진 법인의 지분 80%를 인수하길 했죠.


상지카일룸은 과거가 복잡한 회사입니다. 원래는 전기공사업과 정보통신망구축사업을 하는 회사로 출발했죠. 사명이 창흥통신→동문정보통신→르네코→포워드컴퍼니스→상지카일룸으로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사명이 르네코이던 시절에 자본잠식과 대규모 적자로 관리종목에 지정되었다가 기사회생을 했는데요. 필룩스라는 은인(?)을 만난 덕분이었죠. 상지카일룸은 필룩스와 인연이 아주 깊은데, 그 이야기는 이 글에서도 간간이 소개하겠지만, 자세한 건 전에 올렸던 '상지카일룸은 어떻게 필룩스 디딤돌이 되었나?'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중앙디앤엠(전 센트럴바이오)도 위자드소프트→에스엔에이치→휴림스→넥스트바이오홀딩스→중앙리빙테크→센트럴바이오로 이름이 수 차례 바뀌고, 최대 주주 역시 여러 번 교체된 회사인데요. 올해 3월말 ㈜에이치에프네트웍스라는 신설법인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4.31%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제이앤에스컴퍼니㈜를 2대 주주로 밀어내고 최대 주주가 되었습니다. 에이치에프네트웍스는 윤선애(31%), 민경선(30%), 한성호(18%), 한방현(12%) 등이 총 1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입니다. 순전히 중앙디앤엠 인수를 위해 만들어졌겠죠.



중앙디앤엠은 경영이 위태로운 상황이었습니다. 매출이 급감하면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에 빠져 있었고 자본금이 일부 잠식 되면서 좀비화 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말 현재 현금이 전체 자산의 약 70%에 달하는 369억원이나 있었습니다. 코스닥 상장사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전환사채 발행으로 마련한 돈입니다. 지난해 이 회사가 발행한 전환사채가 딱 369억원입니다.


중앙디앤엠과 상지카일룸의 경영권 변동은 공통점이 있는데, 기존의 최대 주주가 지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최대 주주가 바뀌었다는 것이죠. 교체 전후 최대 주주가 전부 법인이라 밖에서는 알 수 없지만, 사실 두 회사의 주주는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중앙디앤엠이 지난해 발행한 전환사채 중 8회차 88억원짜리가 있는데요. 최초 인수자는 당시 최대 주주이던 제이앤에스컴퍼니의 특수관계인이었던 ㈜일리아스라는 곳입니다. 김재성이라는 분이 500만원으로 설립한 일리아스는 88억원 전액을 외부 차입해 전환사채를 인수했습니다. 김재성씨는 당시 제이앤에스컴퍼니의 지분 40%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자 공동 대표이사였습니다. 그러니까 최대 주주의 최대 주주가 장부상 회사를 만들고, 그 장부상 회사가 88억원을 차입해 중앙디앤엠의 전환사채를 인수한 겁니다.


그런데 일리아스는 인수한 전환사채를 곧바로 장외매도합니다. 그 중 50억원을 받아간 곳이 바로 상지카일룸이고, ㈜리더스기술투자가 30억원을 매입합니다. 그 외 김모씨, 한모씨, 민모씨 등 개인들이 나머지 전환사채를 가져갑니다. 아마도 김재성씨가 중앙디앤엠의 전환사채를 최종 인수할 투자자 모집을 위해 총대를 메고 일리아스를 만들었던 모양입니다.



이 당시 상지카일룸 2대 주주인 스카디홀딩스라는 곳이 있습니다. 세이첨밸류아시아파트너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인데, 세이첨밸류아시아파트너스는 상지카일룸의 자회사인 루체투자조합의 대표조합원이었습니다. 송현주라는 분이 50%로 최대 지분을 갖고 있고, 강민수라는 분이 대표이사로 있습니다.


세이첨밸류아시아파트너스는 상장회사의 주식이나 전환사채를 사고 팔아 수익을 내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금은 이름을 엑시옴파트너스로 바꾸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블루베리NTF(구 경남바이오파마)의 전환사채를 사들여 7.99%의 지분을 확보했고, 올해 초에는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인 에쓰씨엔지니어링의 주식을 5% 이상 장외 매수하고 일부 지분을 매각해 지분율을 5% 미만으로 떨어뜨렸는데, 지분을 매각한 곳이 다름 아닌 상지카일룸의 당시 최대 주주 씨지아이홀딩스였습니다.


또 중앙디앤엠이 지난해 9월에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계열사인 바른테크놀로지 지분 전량을 60억원에 매각한 적이 있는데요. 바른테크놀로지 지분을 산 곳은 에이뷰글로벌과 HJH홀딩스입니다. 그런데 HJH홀딩스는 스카디홀딩스와 특수관계에 있는 회사였고, 최대 주주는 한종희라는 분이었습니다. HJH홀딩스의 대표는 임지원이라는 분이고, 이 분은 스카디홀딩스의 대표를 겸임하고 있었습니다.


한종희씨는 상지카일룸에 합병된 상지건설의 2대 주주였습니다. 과거 필룩스가 상지건설을 인수할 때 지분을 팔고, 대신 필룩스의 전환사채를 인수하죠. 상지건설은 다시 르네코(포워드컴퍼니스로 사명 변경)에 팔리고, 르네코는 상지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는데, 필룩스가 그 유상신주를 인수해 포워드컴퍼니스의 2대 주주가 됩니다.


르네코는 자본잠식으로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놓여 분위기를 쇄신한다며 사명을 포워드컴퍼니스로 바꾸었던 것인데, 필룩스가 구세주로 등장해 유상신주를 인수해 주고, 포워드컴퍼니스는 그 돈을 재원으로 상지건설을 인수하고 나중에 합병해 상지카일룸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때 한종희씨는 후에 상지카일룸의 대표이사에 오릅니다.


HJH홀딩스와 함께 스카디홀딩스의 특수관계자로 토이랜드라는 회사가 있었는데, HJH홀딩스와 토이랜드 모두 자본잠식 상태였죠. 그 토이랜드의 최대 주주는 최기보씨인데, 다름 아니라 중앙디앤엠에 경영권이 넘어가기 전까지 상지카일룸의 대표이사였습니다.


최기보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상지카일룸이 중앙디앤엠의 전환사채를 취득한 지난해 10월 당시는 중앙디앤엠이 자본잠식과 감사인의 검토의견 거절로 생사기로에 있을 때였습니다. 투자자와의 계약에 따라 기한이익 상실에 처한 중앙디앤엠은 전에 발행했던 전환사채를 만기 전에 상환할 수 밖에 없었죠.


전환사채를 중도 상환하느라 돈이 바닥나자, 최대 주주의 최대 주주인 김재성씨는 일리아스를 설립해 8회차 전환사채를 인수한 뒤, 이를 상지카일룸 등에 매각했던 것입니다.


상지카일룸은 투자수익을 얻을 목적이라며 중앙디앤엠의 8회차 전환사채를 인수한데 이어, 전환사채 콜옵션을 추가로 취득해 지난해 11월에는 잠재지분율이 25%에 달했습니다. 주식으로 전환하면 곧바로 최대 주주에 오를 지분율입니다. 믿는 구석이 없으면 이사회가 그 같은 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요.


상자카일룸은 8회차 전환사채 50억원을 ㈜프레젼트라는 회사에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양도합니다. 하지만 잠재지분율 15.08%에 해당하는 전환사채 콜옵션은 그대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최대 주주를 꿰차기에 충분한 양입니다. ㈜프레젼트는 강남뷰티글로벌홀딩스라는 곳에서 100% 출자해 만든 회사로 양성일이라는 분이 대표로 있는데, 자본금 100만원에 58억5000만원의 자산이 전부 부채로 이루어진 회사입니다. 전액 차입금으로 중앙디앤엠의 전환사채를 샀다는 뜻입니다.


일리아스를 설립해 상지카일룸과 리더스기술투자를 끌어들인 김재성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중앙디앤엠에서 발을 뺍니다. 제이앤에스컴퍼니의 지분 40%를 홍현석씨에게 넘기죠.


제이앤에스컴퍼니는 올해 3월30일 최대 주주 자리를 에이치에프네트웍스에 넘겨주는데, 그 하루 전인 3월29일 보유한 중앙디앤엠 주식 전부를 상상인저축은행에 담보로 제공합니다. 바른씨앤아이라는 회사가 차입한 93억원에 대한 담보인데, 바른씨앤아이는 김재성씨와 함께 제이앤에스컴퍼니의 공동 대표였던 서영우씨가 100% 지분을 가진 회사입니다. 바른씨앤아이는 증권정보제공업을 하는 회사인데, 타법인 주식을 취득하기 위해 거금이 필요했다고 하네요. 중앙디앤엠의 새 주인인 에이치에프네트웍스가 이 사실을 사전에 몰랐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