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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걸씨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분도 무자본 M&A의 달인인 것 같거든요. 언론에 처음 등장한 건 과거 청우컨트리클럽(현 알프스대영컨트리클럽)를 운영하는 삼대양레저 대표에 올랐던 2013년인데요. 삼대양레저는 신동걸씨 취임 이전 복잡한 경영권 다툼이 지속되다가 신동걸씨 취임 후 두 차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2016년 대영베이스그룹으로 넘어갔습니다. 알프스대영CC는 전국에서 이익률이 가장 높은 대중제 골프장으로 얼마 전 보도된 바 있습니다.
신동걸씨가 르네코 인수에 나선 것은 삼대양레저가 첫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던 2014년입니다. ㈜더슈퍼클래스젯을 내세워 87억여원에 ㈜비에이치100과 공동 인수합니다. ㈜더슈퍼클래스젯은 당시 청우컨트리클럽에 주소지를 두고 있었죠. 총 577만281주(31.59%)의 이전 대주주 소유주식 중 412만9769주(22.61%)를 더슈퍼클래스젯이 인수하고, 164만512주를 비에이치100이 양수합니다.
더슈퍼클래스젯의 인수자금은 62억5660만원인데, 전편에서 쓴 대로 42억원은 현대에스티㈜에서 차입한 것이고 나머지는 대표이사(신동걸) 가수금이었습니다. 실제로 신동걸씨에게서 나온 돈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요.
신동걸씨의 조력자인 비에이치100은 재무적 투자자들의 창구였던 것 같습니다. 경영권 지분의 양수도 거래가 있기 며칠 전 르네코의 대주주 중 하나였던 노래방기기 업체 금영으로부터 100만주를 우선 매수하고 그날 바로 대부분의 주식을 3인의 개인에게 넘기고, 더슈퍼클래스젯과 함께 인수한 164만512주 역시 거의 전부를 복수의 투자자에게 재 양도합니다.
신동걸씨가 르네코 주식을 매입한 단가는 1515원이었습니다. 르네코 주가는 매매계약일 전 약 넉달 전 1100원대였는데, 경영권 매각을 앞두고 한때 2600원대까지 오릅니다. 거래가액에 대한 약속이 계약일보다 한참 전에 있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경영권을 취득한 신동걸씨는 주주총회를 열어 2014년 10월에 대표이사에 오릅니다. 그런데 르네코가 정기 주주총회 개최를 위해 2014년말 현재 주주명부를 받아보니 더슈퍼클래스젯의 보유주식 수가 9749주로 줄어 있었습니다. 현대에스티에 담보로 제공한 412만주가 반대 매매되었던 겁니다. 이 사실이 확인된 날이 2015년 2월11일입니다. 신동걸씨는 몇 달 동안 지분도 없이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었던 셈이죠.
더슈퍼클래스젯이 반대매매를 당한 게 언제인지 확인할 수는 없는데, 당시 언론 보도에는 현대에스티는 명목상의 법인이었고, 더슈퍼클래스젯이 사채업자들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뒤 지분 인수 한달여 만에 보유지분을 처분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게다가 신동걸씨의 재무적 투자자 역할을 한 비에이치100은 신동걸씨와 더슈퍼클래스젯의 실질 사주라는 홍모씨가 인수자금 명목으로 20억여원을 빌려간 뒤 약속한 지분을 넘겨주지 않고 있다며 두 사람을 사기 혐의로 고소합니다. 더슈퍼클래스젯이 현대에스티에서 42억원을 빌렸고 나머지 20억5660만원을 대표이사 가수금으로 조달했는데, 그 가수금이 비에이치100에서 나온 돈이었던 모양이죠.
지분을 잃은 신동걸씨는 다시 1000만원짜리 회사인 이제이레저를 내세워 르네코의 1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해 더슈퍼클래스젯의 9769주를 더해 8.34%의 지분으로 최대주주 자리를 되찾습니다. 이제이레저는 인수자금 10억원을 더슈퍼클래스젯에서 차입했죠. 이제이레저는 인수 후 보유주식 전부를 저축은행에 담보로 제공하는데요. 담보 차입한 돈으로 더슈퍼클래스젯에서 빌린 돈을 갚아주었을 것 같습니다. 결국 다시 한번의 무자본 M&A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이레저에 이어 최대주주가 되는 씨자아이홀딩스도 마찬가지죠. 처음 지분을 취득한 20억원의 유상증자 자금 중 17억원은 임원차입금, 두 번째 유상증자 35억원은 케플러밸류파트너스와 액티브밸류아시아파트너스(나중에 스카디홀딩스)에서 차입했고요. 2017년 8월 이제이레저 보유 지분 전량을 인수한 17억원은 대표이사(신동걸) 가수금을 재원으로 했습니다.
대표이사 가수금이라고 하지만 이제이레저와 씨지아이홀딩스는 주인이 신동걸씨로 같고, 이제이레저 지분을 인수한 후 그 인수물량에 해당하는 주식을 저축은행에 담보로 맡긴 걸 보면 이 역시 차입금이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또 2017년 말에는 저축은행 차입금에 대한 담보주식을 두 배 이상으로 늘리는 걸 보면, 기존 차입금을 갈아탄 걸로 보이는 데, 그 규모로 보아 처음 지분을 취득할 때의 임원차입금 17억원에 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2018년 초에는 에프아이티테크놀로지에서 100만주를 장외매수하는데, 그 후 공시를 보니 549만6645주의 보유주식 99.9%가 저축은행 담보로 잡혀 있더군요. 이 당시 스카디홀딩스와 공동보유 약정이 해지되었는데, 케플러밸류파트너스와 스카디홀딩스 등에서 차입한 것까지 전부 저축은행 차입으로 돌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2018년 8월 유상증자 때도 20억원을 저축은행에서 차입해 조달하고, 2019년 전환사채 50억원을 인수할 때도 47억5000만원을 상상인저축은행에서 차입하죠.
올해 6월 현재에도 씨지아이홀딩스는 보유 주식과 전환사채 거의 전부를 저축은행에 담보로 잡혀 있는데요. 대출약정액이 107억5000만원(대출잔액 92억5000만원)에 달합니다. 무려 19%의 살인적인(?) 고금리를 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담보유지비율이 200%에 달해 상지카일룸 주가가 하락에 따른 상환압박이 매우 큽니다. 9월29일 종가를 기준으로 하면 이미 연번 2번을 제외하고는 200%의 담보유지비율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죠. 만약 기한이익 상실로 담보권이 실행되면 씨지아이홀딩스의 지분율은 0.01%로 떨어지게 됩니다.
이 상황에 등장한 것이 중앙디앤엠(전 센트럴바이오)이죠. 상지카일룸은 올해 7월 160억원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해 중앙디앤엠을 새로운 주인으로 영입합니다. 중앙디앤엠 역시 넉달 전에 대주주가 에이치에프네트웍스라는 곳으로 바뀌었는데, 역시 기존 대주주가 지분을 유지한 상태에서 62억6000만원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 주주가 되었죠.
그런데 아무래도 냄새가 납니다. 상지카일룸의 최대주주인 씨지아이홀딩스(또는 신동걸 대표)와 중앙디앤엠의 기존 최대주주였던 제이앤에스컴퍼니, 그리고 새로운 최대 주주인 에이치에프네트웍스 사이에는 잘 보이지 않는 연결 고리가 있을 것 같단 말이죠.
지난 글에서 한번 언급한 내용이지만, 두 회사가 공식적인 관계를 처음 노출한 것은 중앙디앤엠이 88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한 지난해 9월입니다. 이 전환사채를 인수한 곳은 일리아스㈜라는 회사인데, 이 회사는 중앙디앤엠의 최대 주주인 제이앤에스컴퍼니의 100% 지분을 보유한 김재성씨가 500만원의 자본으로 설립한 회사였고, 일리아스는 88억원 전액을 외부차입해 전환사채를 인수한 뒤 그 중 50억원을 상지카일룸에 팔아 넘깁니다.

당시 제이엔에스컴퍼니의 지분율은 10.42%에 불과했는데, 상지카일룸이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갖게 되는 지분율은 15.40%에 달했습니다. 상지카일룸은 곧바로 전환사채 콜옵션을 추가로 취득해 잠재지분율을 25.08%까지 높였다가 일리아스㈜에서 매입한 전환사채를 ㈜프레젼트라는 곳에 매도해 15.08%로 낮아졌습니다. 여전히 최대 주주 지분율을 넘어섭니다. 중앙디앤엠의 주인과 상지카일룸의 주인 간 교감이 없이는 불가능한 거래였다고 봅니다.
중앙디앤엠 최대주주 제이앤에스컴퍼니도 보유 주식 전부를 상상인저축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있었습니다. 김재성씨의 동업자 서영우씨의 개인회사인 ㈜바른씨앤아이가 빌린 93억원에 대한 담보였습니다. 이자율이 16%에 달했고 담보유지비율은 180%였죠. 특히 여러 차례 기한 이익을 상실했다 회복하기를 반복하다 올해 5월과 7월에는 일부 반대 매매를 당하기도 했죠.
김재성씨는 상지카일룸을 전환사채 투자자로 유치한 뒤 제이앤에스컴퍼니 지분을 홍현석씨에게 넘기는데, 이 분의 이력은 찾지 못하겠네요. 신동걸씨가 삼대양레저 경영권을 장악할 때 동지 중 한 명이 홍윤석이라는 분인데, 두 사람의 이름이 비슷하다고 특별한 관계일 거라고 생각하는 건 근거가 너무 빈약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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