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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카일룸과 기가레인의 지분관계는 서서히 정리됩니다. 상지카일룸의 대표로 선임되면서 케플러밸류파트너스 대표를 겸한 최기보씨는 넉달 만인 2008년 10월 록팰의 설립자이자 실질적인 주인인 기가레인 김정곤 회장의 아들 김현제씨에게 케플러밸류파트너스 대표를 넘겨 줍니다.
김현제씨는 6명의 발기인으로 록팰을 설립했고, 지분율 40%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기가레인의 대주주는 지금도 여전히 케플러밸류파트너스이고, 케플러밸류파트너스의 100% 지분을 보유한 록팰은 김현제씨가 44%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김현제씨는 신동걸씨의 상지카일룸의 도움을 받아 아버지 회사를 성공적으로 양수했고, 상지카일룸은 김현제씨의 기가레인의 도움을 받아 완전 자본잠식에 이를 뻔한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었죠.
기가레인은 2008년 1월 상지카일룸의 일부 지분을 장외매도하는데, 그 지분을 받아간 곳은 최기보씨가 대표로 있는 토이랜드라는 회사였습니다. ㈜토이랜드는 상호와는 어울리지 않게 매니지먼트업을 하는 회사로 등록되어 있고, NICE평가정보에 따르면 아직도 최기보씨가 대표로 있는데, 직원이 없는 것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최대주주가 송현주씨입니다. 바로 액티브밸류아시아파트너스를 세운 세이첨밸류아시아파트너스의 최대주주인 분입니다.
기가레인의 특별관계자인 오이코스도 상지카일룸 일부 주식을 2017년 11월에 매각하는데, 그 지분은 액티브밸류아시아파트너스가 이름을 바꾼 스카디홀딩스가 사갑니다. 그런데 기가레인과 오이코스가 상지카일룸 주식을 매각한 가격이 1610원인데, 매각일 현재 주가보다 낮았습니다. 해당 주식은 전환사채를 전환청구(1536원)해 받은 주식이었습니다. 사실상 지분투자가 아니라 채권-채무 관계였었던 모양입니다.
2018년 5월 한상우씨와 ㈜오이코스가 기가레인과 특별관계가 해소됩니다. 이로써 기가레인의 지분율이 5% 미만으로 떨어져 더 이상의 지분 공시는 나오지 않습니다만, 회계보고서로 확인한 결과 기가레인은 2019년 1분기에 상지카일룸의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보입니다.
액티브밸류아시아파트너스가 이름을 바꾼 스카디홀딩스는 최근까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죠. 스카디홀딩스의 특별관계자로 토이랜드와 HJH홀딩스가 있는데, 토이랜드의 대표는 최기보씨이고, HJH홀딩스의 최대주주 겸 대표는 한종희씨였죠. 둘 다 상지카일룸 대표를 역임한 분입니다. 스카드홀딩스가 신동걸씨 회사인 씨지아이홀딩스와 상지카일룸에 대한 공동보유 약정을 해지한 이후에도 토이랜드와 HJH홀딩스는 스카디홀딩스와 특별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스카디홀딩스, 아니 그 모회사인 세이첨밸류아시아파트너스(지금의 엑시옴파트너스)의 실제 주인이 누구일지 궁금합니다. 신동걸씨와 모종의 관계에 있을 수도 있고, 한종희씨와 더 관련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상지카일룸의 전신인 상지건설을 르네코에 매각한 필룩스가 스카디홀딩스의 실제 주인일까요.
기억하시죠. 르네코(후 상지카일룸) 상지건설 지분을 총 120억원에 인수하는데, 그 중 97억5000만원은 필룩스와 바이필룩스 보유 지분을 사들인 것이었고, 당시 필룩스는 르네코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50억원을 제공했습니다. 이 거래를 계기로 필룩스 대표를 지낸 한종희씨가 르네코 대표에 오르게 되고요. 르네코의 주인인 신동걸씨와 필룩스의 주인인 배상윤씨가 빅딜을 한 걸로 보여집니다.
스카디홀딩스는 2017년 11월에 씨지아이홀딩스와 공동보유 관계를 끝내지만, 이후 기가레인과 오이코스가 보유하던 지분을 사들이고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인수에 참여하는 등 씨지아이홀딩스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합니다. 스카디홀딩스와 관계된 회사로는 토이랜드와 HJH홀딩스 말고도 ㈜욜로, ㈜지에스엠홀딩스, ㈜카일룸파트너스란 곳이 있는데, ㈜욜로와 ㈜지에스엠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최기보씨였고, 카일룸파트너스의 100% 지분을 보유한 오아시스홀딩스의 대표는 세이첨밸류아시아파트너스(현 엑시옴파트너스)의 대표를 맡고 있던 강민수씨였습니다. 모두 같은 무리라고 봐야겠죠?
스카디홀딩스의 특별관계자로 여러 회사가 등장하지만 중요한 의미는 없을 것 같습니다. 모두 소자본으로 설립한 뒤 저축은행 등에서 대규모 차입을 일으켜 주식이나 전환사채를 인수했거든요. 자금조달을 위해 만들어진 장부상 회사이고, 실제 투자자는 따로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스카디홀딩스를 포함한 대부분 회사들은 상지카일룸 주식과 전환사채를 저축은행 등에 담보로 잡혀 있었습니다.
필룩스는 유상증자 참여로 상지카일룸의 10% 이상 주주가 된 이후 보유 주식을 여러 차례에 걸쳐 나누어 팔아 지난해 5월 5% 미만으로 지분율을 낮추었습니다. 남은 주식도 지난해 상반기 중 전량 처분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상지카일룸 빌라 조성 사업에는 여전히 참여를 하고 있나 봅니다. 상지카일룸도 필룩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2018년 3~4월 중 장내매도했더군요.
무자본 M&A의 경우 실질 인수자를 도와 투자자 모집과 사후 관리를 맡는 역할을 누군가 맞게 되는 게 보통입니다. 대부분 정체를 알기 어려운 신설회사나 투자조합이 그런 조력자가 되는데, 피인수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거나 전환사채를 인수한 뒤 실제 투자자에게 넘기거나 투자자에게서 주식 또는 전환사채를 되사오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장내외 매도를 통해 투자수익을 올리기도 하고요. 대부분 저축은행이나 증권사 등에서 자금을 차입해 이런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원금과 이자를 갚을 정도의 수익은 필수적으로 올려야 하죠.
신동걸씨가 씨지아이홀딩스를 인수자로 내세워 상지카일룸(르네코)을 인수할 때 그런 역할을 한 것이 스카디홀딩스(전 액티브밸류아시아파트너스)와 그 특수관계자(그 중에서도 카일룸파트너스)입니다. 스카디홀딩스는 주로 유상신주를 관리했고, 카일룸파트너스는 전환사채를 담당했던 것 같습니다.

씨지아이홀딩스가 상지카일룸 최대주주가 된 때를 포함해 올해 중앙디앤엠에 최대주주를 내주기 전까지 총 다섯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220억원을 조달했는데, 씨지아이홀딩스가 세 차례에 걸쳐 75억원을 출자했고, 스카디홀딩스가 두 차례 증자에 참여해 37억원 어치의 신주를 인수했습니다.
전환사채는 2016년 7월이후 지난해 5월까지 11차례에 걸쳐 무려 1208억원 어치를 발행했죠. 이중 올해 6월말 현재 잔액은 339억원이 남았고, 나머지는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회사가 만기전 취득해 조기상환했습니다. KB투자증권이 인수한 18회차 90억원의 경우 전액 조기상환되었지요. 마지막으로 발행된 17회차 122억원의 경우도 지난 7월에 30억원을 회사가 매입해 잔액이 85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전환사채는 꼭 주식으로 전환될 목적으로 발행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행사가능기간이 도래했고 주식전환이 가능한 가격인데도 상환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봅니다. 당사자간에 일정 시점에 상환키로 약속이 되는 경우도 있나 봅니다. 이 경우는 사실상 일반 차입금이나 마찬가지지요.

카일룸파트너스는 10회차 전환사채 전액인 100억원과 11회차 5억원을 인수한 정도지만, 발행 이후 제3자에게 재매각하거나 재매입하는 등 전환사채 유통의 핵심이 됩니다.
스카디홀딩스는 인수초기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인수(20억원) 등 총 57억원을 투자한 것 뿐 아니라 인수에 참여했던 ㈜오이코스가 인수한 주식을 장외에서 되사옵니다. 보유주식이 가장 많을 때는 400만주 이상으로 주식으로만 10% 이상의 지분율을 갖고 있었죠. 2018년을 조용히 보낸 스카디홀딩스는 2019년부터 장외와 장내에서 주식을 내다팝니다.
가장 많은 주식을 판 건 100만주(16억4500만원)를 장외매도한 것인데, 그 상대방이 놀랍게도 센트럴바이오, 지금의 중앙디앤엠이었습니다. 당시 센트럴바이오는 김재성씨와 우태경씨가 설립한 제이앤에스컴퍼니가 제3자 유상증자로 최대 주주에 오른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습니다. 상지카일룸이 센트럴바이오 지분을 취득한 적이 있다는 거 기억하실 겁니다. 양쪽의 인수자는 이미 이때부터 서로 통하고 있었던 것이죠. 스카디홀딩스의 매각은 올해까지 계속 이어져 보유주식을 최대 물량일 때에 비해 약 60% 수준으로 줄였습니다.
카일룸파트너스는 전환사채를 인수해 일부를 실제 투자자에게 전달하는 일을 합니다. 처음 인수한 100억원 어치는 주식으로 환산하면 743만주에 달하는 물량이었는데, 인수 직후 제3자에게 매각해 483만주로 줄이고 이후에도 꾸준히 매각해 물량을 줄입니다. 2019년에는 제3자가 갖고 있던 콜옵션을 매입했다가 옵션을 행사해 제3자가 갖고 있던 전환사채를 모회사인 ㈜오아시스홀딩스에 넘기도록 합니다.
스카디홀딩스와 마찬가지로 카일룸파트너스에게도 2019년은 매도의 시간이었습니다. 주로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뒤 장내에서 매도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원금이라고 할 수 있는 전환가액 1338원보다 80원~580원 가량 높은 가격이었죠. 카일룸파트너스는 보유 주식을 전량 장내매도하고 마지막까지 갖고 있던 전환사채 20억원을 회사에 반환하고 활동을 끝냈습니다.
하지만 상지카일룸 인수에 참여했던 사람 또는 법인들이 투자를 전부 회수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상지카일룸의 상황이 좋지 못한 영향이 컸을 걸로 봅니다. 유동성에 상당한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주가 역시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3월에 920원까지 떨어졌다가 6월에 최고 2450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후 지속적인 약세를 면치 못했죠.
그러다 상지카일룸 인수세력들이 다시 자금을 투입해야 할 일이 생기는데, 바로 122억원짜리 17회차 전환사채 발행입니다. 발행 시점이 참으로 묘합니다. 상지카일룸이 새로운 주인인 중앙디앤엠을 대상으로 16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한 날은 7월5일이었습니다. 실제로 증자가 이루어진 건 16일이었죠. 그런데 중앙디앤엠이 뭉칫돈을 들고 온 바로 그 다음날 상지카일룸은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인 17회차 전환사채를 발행합니다.
17회차 전환사채 발행이 결정된 건 4월3일, 최대주주 변경이 있기 석 달 전이었습니다. 이미 결정이 된 발행이지만 절묘하게도 최대주주가 바뀐 다음날이 납입일이었죠. 갑자기 회사에 현금이 넘치게 되었네요.
17회차 전환사채는 비티에스투자조합에서 전액 인수를 하는데, 이 조합을 공동 설립한 신은섭씨와 이경은씨는 모두 스카디홀딩스 업무를 보던 분들이었습니다. 신동걸씨쪽 투자조합이라고 봐야겠죠.
비티에스투자조합은 122억원 어치의 전환사채 중 63억원 어치를 '아레나 글로벌 SK'라는 특수목적법인에 다시 넘기고, 나머지를 신은섭씨(51억원) 외 2인에게 전부 장외매도하는데, 이들도 최종 보유자가 아니었습니다. 신은섭씨는 재단법인 국민문화재단(20억원) 등에 전량을 다시 넘기고, 아레나글로벌은 최기보씨가 대표인 ㈜메가바이오랩에 31억원어치를 넘기죠.
한종희씨가 설립한 HJH홀딩스와 스카디홀딩스도 상당한 물량을 떠안습니다. 스카디홀딩스는 일부를 다시 매각하고 나머지를 보유하는데,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전환사채를 맡게 된 HJH홀딩스는 소화가 불가능했나 봅니다. 발행한 지 2주도 지나기 전에 HJH홀딩스가 떠안은 전환사채 중30억원 어치를 회사가 조기상환합니다.

스카디홀딩스와 그 특별관계자들은 8월 현재 전환사채를 포함해 약 5.69%의 잠재지분을 보유 중입니다.씨지아이홀딩스는 13.3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죠. 합하면 20%가 거뜬히 됩니다. 새 주인과 전 주인의 불안한 동거인가요? 그렇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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