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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기업사냥꾼이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경영권 변경에 신설법인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 또는 이름도 어려운 투자조합이 자주 등장합니다. 대부분 자본은 아주 적고 증권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에서 부채를 조달해 기업 인수자금으로 쓰죠. 가끔은 대표이사에게 빌리거나 가수금 명목으로 자금을 마련하기도 합니다. 투자조합의 경우에는 상호를 바꾸기도 하고, 대표이사나 최대 주주가 변경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실제 인수주체를 파악하기 참 어렵습니다. 명목상의 인수기업 또는 인수기업의 대표나 최대주주는 단순한 조력자일 수 있고, 실질적인 전주(錢主)는 따로 있는 게 보통이죠. 하지만, 경영권을 확보하고 나서 경영진에 참여하는 인물들은 인수합병의 주역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질적인 인수합병의 주체는 자신이 직접 경영진에 참여하거나 측근을 사내이사 또는 사외이사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앙디앤엠의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면 놀라운 이름들이 등장합니다. 최대주주가 2015년 9월 ㈜인터림스코리아로, 약 10개월 뒤인 2016년 6월 ㈜제이엔케이인베스트먼트(이하 제이엔케이)로 바뀌면서 상호도 ㈜휴림스와 ㈜넥스트바이오홀딩스로 따라서 바뀌게 되는데요. 인터림스가 최대주주가 되면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인물이 임호씨와 구안나씨입니다. 구안나씨는 두 달쯤 지나 사임하지만, 임호씨는 최대주주가 제이엔케이로 바뀌고 나서도 비상근 이사로 계속 재직합니다. 그리고 이때 새롭게 경영진에 합류한 분이 서영우씨입니다.(이름이 자주 바뀌어서 헷갈릴 수 있는데, 중앙디앤엠은 역대 상호는 에스엔에이치, 인터림스, 넥스트바이오홀딩스, 센트럴바이오 등입니다. 모두 같은 회사입니다.)


인터림스는 휴온스그룹의 중국 파트너사입니다. 계열사인 파나시가 생산하는 물광주사 의료장비 더마샤인의 중국 총판을 맡고 있습니다. 윤성태 휴온스그룹 부회장 일가가 46.25%의 지분을 가진 파나시는 휴온스와 휴메딕스를 주요 매출처로 급격한 성장을 일구게 되는데, 2019년 휴온스와 거래가 사라지면서 그 빈 곳을 채운 새로운 거래처가 인터림스의 자회사인 인터림스코리아였습니다. 인터림스코리아의 주주는 인터림스(45%), 임호(35%), 백상현(20%)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터림스가 중앙디앤엠(당시 에스엔에이치)를 인수한 후 바꾼 이름인 '휴림스는 '휴온스;의 휴와 인터림스의 림스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단지 이름만 합성한 것이 아니라, 휴온스그룹이 직접 지분을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휴림스가 발행한 전환사채를 휴온스와 휴메딕스가 인수하고, 휴온스와 윤성태 부회장이 장내에서 주식을 매입하기도 했죠. 주식은 이듬해 장내 매도했고, 전환사채는 인터림스의 뒤를 이어 최대주주가 되는 제이엔케이에 양도되었습니다.


구안나씨는 배상윤 회장이 이끄는 필룩스그룹의 핵심 인물이죠. 필룩스의 사내이사를 역임했고 현재는 필룩스 조명박물관장으로 있습니다. 상지카일룸뿐 아니라 중앙디앤엠에도 필룩스의 흔적이 있었군요. 게다가 인터림스의 임호씨가 중앙디앤엠을 인수할 때 경영진에 합류해 한배를 탔다는 건 인터림스와 필룩스 사이에도 교류가 있었다는 뜻이겠군요.


서영우씨는 센트럴바이오 시절 대표이사를 지낸 분인데요. 현재 중앙디앤엠의 2대 주주이자, 직전 최대 주주인 제이앤에스컴퍼니의 주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분이 중앙디앤엠에 처음 등장한 시기는 제이엔에스컴퍼니가 최대 주주가 된 것보다 훨씬 빠른 2016년 8월입니다. 인터림스에서 제지엔케이로 최대주주가 바뀌고 이사진을 대폭 교체하는데 이때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죠.



2016년 중앙디앤엠을 인수할 당시 제이앤케이의 대표는 김보형이라는 분이고, 최대 주주는 이정현이라는 분인데, 나중에 대표와 최대주주(100%)가 모두 서영우씨로 바뀝니다. 서영우씨는 제이엔케이가 중앙디앤엠을 인수할 때부터 인수주체 중 한 명이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 중앙디앤엠의 역대 최대 주주인 제이엔케이와 제이앤에스컴퍼니는 이름만 다를 뿐 뒤에 있는 주체는 같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제이엔케이가 최대주주가 되고 나서 경영진을 대폭 교체하면서도 임호씨가 사내이사를 그대로 유지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제이엔케이는 인터림스코리아와 휴온스글로벌의 지분을 130억원에 양수해 경영권을 넘겨받았습니다. 거래 후 인터림스코리아의 지분은 전혀 없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호씨는 사내이사직을 한동안 유지합니다. 임호씨와 서영우씨 간에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이겠죠.


인터림스코리아는 지분관계가 없는 아이비팜홀딩스에 2018년말 현재 91억원, 대표이사인 임호씨에게 16억원의 대여금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언제 얼마나 빌려주고 남은 금액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이비팜홀딩스는 임호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인데, 2016년 6월 상장회사인 성지건설을 에스에스아이파트너스, 리미트리스홀딩스 등 4곳의 재무적투자자(FI)들과 손 잡고 인수합니다. 성지건설은 2018년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되었죠.


성지건설의 최대 주주는 2017년 8월 다시 ㈜엠지비파트너스로 바뀌게 됩니다. 성지건설의 전환사채를 먼저 인수하고 아이비팜홀딩스이 보유하던 지분도 넘겨 받았죠. 언론 보도에 따르면 엠비지파트너스에 인수자금을 제공한 곳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이었습니다.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의 출발점으로 일컬어집니다. 엠비지파트너스는 옵티머스의 2대주주인 이동열씨(구속)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죠.


성지건설은 엠비지파트너스에 피인수 후 옵티머스펀드에 285억원을 투자했 옵티머스가 110억원의 사모사채를 발행할 때 약속어음을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엠비지파트너스, 골든코어 등 옵티머스 관계사에 250억원을 빌려주고, 대손처리하기도 했습니다.


역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인데, 인터림스와 아이비팜홀딩스의 주인인 임호씨는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한상엽씨와 동업자 관계였다고 합니다. 인터림스를 두 사람이 공동 설립했다는 설도 있더군요. 한상엽씨는 옵티머스의 홍동진 본부장과 씨그널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에 가담한 협의로 수배 중 밀항을 시도하다 체포되었죠.


한상엽씨는 상장사였던 자동차부품업체 화진(현재의 에스엠화진)을 무자본 M&A 한 인물인데, 화진의 자금을 자신이 실소유자인 라움코퍼레이션이라는 페이퍼컴퍼니에 대여합니다. 라움코퍼레이션이 100% 출자해 설립한 회사가 차이나블루인데, 차이나블루는 2018년 1월 당시 서문동군씨가 대표이사로 있던 인터불스를 인수합니다.


인터불스는 당초 세호로보트라는 전자부품업체인데, 최대주주가 2015년 김세영씨에서 제이투자조합(최대주주 서문동군), 2016년 리미트리스홀딩스, 2018년 차이나블루의 순으로 바뀝니다. 차이나블루는 전환사채 인수 후 전환권을 행사해 최대주주가 되는데, 리미트리스홀딩스는 지분을 팔지 않고 유지합니다.


인터불스는 2019년 스타모빌리티로 다시 이름을 바꿉니다. 바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주범이라고 일컬어지는 김봉현씨가 회장으로 오른 그 회사입니다.


제이투자조합으로 인터불스를 인수한 서문동군씨는 필로시스헬스케어와 에이루트(전 제이스테판) 대표이사를 지낸 분이고, 한상협씨의 차이나블루가 인터불스를 인수하기 전 최대 주주였던 리미트리스홀딩스는 바로 인터림스의 임호 회장이 아이비팜홀딩스를 통해 성지건설을 인수할 때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던 그 리미트리스홀딩스입니다.


또 성지건설의 재무적 투자자 중 하나인 에스에스아이파트너스는 나중에 카일룸파트너스로 이름을 바꾸게 됩니다. 상지카일룸의 주요 주주 중 하나였던 회사로 대표이사가 강민수씨였습니다. 강민수씨는 상지카일럼의 주요 주주인 스카디홀딩스를 만든 세이첨밸류아시아파트너스의 대표였습니다. 상지카일룸의 대표이사이자, HJH홀딩스라는 회사를 통해 상지카일룸 주주의 일원이었던 한종희씨와 밀접한 관련이 있죠.


아, 깜박할 뻔 했네요. 한상엽씨의 차이나블루가 인터불스를 인수한 후 대표이사로 내세운 분이 김정상씨라는 분인데요. 한상엽씨가 주가조작에 가담했던 씨그널엔터테인먼트의 대표를 2016년부터 상장 폐지되던 2018년까지 역임한 분입니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홍동진 본부장과 주가조작을 계획한 인물로 알려진 김모 대표와는 다른 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