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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약 두 달 사이에 주가가 100% 이상 급등하면서 전환사채의 전환이 잇따르는 코스닥 상장사가 있습니다. 바로 더에이치큐(THQ)라는 이동통신 안테나 사업과 여행 인바운드 플랫폼 사업을 하는 곳입니다. 회사 이름이 생소해서 연혁을 뒤져보니 국내 상장사 중 처음으로 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법원이 무효 판결을 내렸던 감마누의 새로운 이름이더군요.


더에이치큐의 주가는 올해 4월말만 해도 2500원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런데 5월 들어 거래량 증가와 함께 갑자기 수직 상승을 하더니 순식간에 5000원대에 진입하고 이달에는 6000원 선을 넘어섰습니다. 최근 자본시장 미디어 더벨은 더에이치큐의 경영권 지분이 매물로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복수의 원매자가 인수를 위해 실사에 나섰고 매도자측의 희망 매각가격이 600억원 대라고 합니다.


더에이치큐의 최대주주는 SMV홀딩스(32.99%)라는 곳입니다. 특수관계자로 WSD홀딩스와 김상기 대표가 있습니다. 지분율은 조금 달라졌지만 지난 2018년 감마누가 상장폐지 결정을 받던 때의 주주구성 그대로입니다. 상장폐지 문턱까지 갔던 회사가 부활한 것도 놀라운 일이고, 당시 최대주주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버티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더에이치큐의 전신인 감마누는 2017년 재무제표와 연결재무제표에 대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죠. 회사는 회생절차에 들어갔고 상장폐지가 결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리매매가 진행되던 중에 회사가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제출한 상장폐지 결정 등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 인용되면서 상장폐지절차가 보류되고 회생절차도 불과 4개월만에 종결됩니다. 2019년 1월에는 재작성된 2017년 재무제표와 연결재무제표에 대해 적정의견을 받았고, 이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상장폐지결정의 무효를 확인하는 소송을 제기했는데, 법원이 회사의 손을 들어줍니다. 감마누 주권 거래는 2020년 8월 재개됩니다. 더에이치큐로 상호를 바꾼 건 지난해 3월입니다.


더에이치큐의 경영권 지분이 매물로 나왔다는 건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최대주주가 바뀌잖아요. 그런데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과거 상장폐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이 회사의 주요 사업과도 떼어 생각하기 어렵거든요. 여행 인바운드 플랫폼 사업이 그것입니다.


여행 인바운드 플랫폼 사업이란 관광객을 대상으로 소비를 유도하는 사업입니다. 국내 대형 면세점과 송객계약을 체결하고, 여행객의 면세품 구매액에서 일정 비율의 마케팅 수수료를 받습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국경이 닫히면서 해외 여행객의 국내 유입이 끊긴 지 2년이라 국내 면세점의 업황은 바닥인데요. 2010년대 중반까지 큰손인 중국 관광객(이른바 유커)의 대거 유입으로 면세점업이 상종가를 쳤던 적이 있습니다. 내로라하는 재벌그룹들이 서로 면세점을 허가 받기 위해 경쟁을 벌였고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습니다.



이 당시 면세점과 함께 뜬 게 중국 여행객을 국내 면세점에 실어 나르는 인바운드 플랫폼 사업입니다.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컸기 때문에 국내 면세점들은 구입대금의 일부를 기꺼이 떼어 주고라도 유커 유치를 하려고 했죠. 어느 업체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만,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실적이 전혀 없는 중국 관광객 전문 여행업체에 1조원의 몸값이 매겨지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으니까요.


지금의 최대주주인 SMV홀딩스가 등장한 게 바로 국내 면세점 열풍이 끝나가던 2017년 7월입니다. 사드(THADD) 사태로 한중 관계가 싸늘하게 냉각되었죠. 그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을 크게 줄었지만, 그해 국내 면세점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올린 매출은 더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그해 11월 양국 정부가 '한중 관계 개선 관련 협의 결과'를 발표하며 사드 사태가 봉인되죠.


당시 최대주주는 설립 때부터 10년간 대표이사를 맡아 오던 김상기씨(49.5%)였습니다. 김대표는 보유 주식 148만 여주(41%)를 WSD홀딩스 외 42명에게 2017년 7월 291억원에 양도하는데, 이때 WSD홀딩스가 8.54%, SMV홀딩스가 2.11%를 양수합니다. 김상기씨는 지분을 양도한 뒤에도 회사를 떠나지 않고, 대표이사로 남아 새로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로 묶입니다.


WSD홀딩스는 더에이치큐(당시 감마누) 인수를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장부상 회사 같은 것이었습니다. 우성덕이란 분이 자본금 100만원에 2017년 6월 설립했죠. WSD는 우성덕의 이니셜인 것 같군요. 새로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었던 SMV 홀딩스 역시 우성덕씨가 55% 지분을 소유한 회사로 더에이치큐 인수 당시 자산총액이 126억원인데, 부채가 116억원이었습니다.


경영권 지분 매매가 종결된 다음달 SMV홀딩스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거쳐 더에이치큐의 최대주주에 등극합니다. SMV홀딩스는 2016년 4월 부동산투자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설립된 신생법인이었습니다. 우성덕씨 외에 ㈜나비스피델리스가 45% 지분을 갖고 있었죠. 그런데 당시 언론 보도를 보면 뉴화청국제여행사라는 곳과 제이스테판이 공동 소유한 법인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제주도에 본사를 두고 면세품 도소매업과 여행알선업을 영위한다고 나오죠. 유커를 상대로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건 2017년초부터라고 합니다.


우성덕씨는 뉴화청국제여행사 사장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주도에 있는 금룡호텔(주식회사 덕은, 루트호텔(주식회사 에스에듀), 제주샹그릴라호텔(주식회사 덕림제주샹그릴라호텔) 사장이면서 중국 소재 여행사인 주해화청여행사, 주해항우창상국제여행사 사장을 겸하고 있었습니다. 위청드어(YU CHENGDE)라는 중국 이름도 있습니다. 국적이 한국인지, 중국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SMV라는 이름은 SMV홀딩스가 설립되기 전인 2015년 12월 등장합니다. SMV홀딩스를 우성덕씨와 공동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코스닥 상장사 제이스테판의 최대주주가 2015년 12둴 30일 변경되는데, 새로운 최대주주가 바로 SMV1호와 SMV2호 투자조합이었습니다. 제이스테판은 그 전에 세우테크라는 이름을 썼고, 2020년에 다시 한번 상호를 바꾸는 데, 바로 미니프린트업체인 에이루트입니다.


SMV홀딩스가 더에이치큐를 인수할 당시 제이스테판의 최대주주는 SMV1호와 SMV 2호 투자조합에서 제이스테판1호투자조합으로 바뀌어 있을 때였습니다. 제이스테판1호 투자조합의 최대출자자는 ㈜케이앤와이어소시에이션이란 곳인데 후에 이름을 제이스테판홀딩스로 바꿉니다.


SMV홀딩스가 더에이치큐를 인수할 당시 지분 참여에 동참했던 곳 중 하나가 제이스테판홀딩스입니다. 처음 양수도계약을 할 때는11.17%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가 후에 7.04%로 양수 지분율을 낮추죠.


우성덕씨가 더에이치큐를 인수한 건 중국 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인바운드 플랫폼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SMV홀딩스가 최대주주가 되고 나서 더에이치큐에는 천계국제여행사, 해피고,신룡국제여행사, 보라국제여행사, 새한국제여행사, 뉴서울국제여행사, 신화국제여행사, 메인고속 등 여행사와 관련업체에 적게는 5100만원에서 많게는 92억원까지 출자합니다. 이중 몇 개 업체는 자금을 대여했다가 출자전환하는 형태로 출자가 이루어지죠. 이 면세점 관련 여행사 지분을 취득하는 데 들어간 돈이 대략 320억원 정도 됩니다.


더에이치큐는 지난해 2020년말 7개의 면세점 관련 여행사들을 흡수합병했습니다. 여행 인바운드 플랫폼 사업이 이동통신 안테나사업과 더불어 더에이치큐의 본업이 되었죠. 그리고 여행사들을 흡수합병한 대신에 면세 관련 사업을 위해 지난해 8월 중국에 해남환우무역유한회사, 올해초 홍콩에 헝위인터내셔널을 설립했죠.



더에이치큐가 이 사업으로부터 얻은 매출(면세점에서 지급한 마케팅수수료)은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인 2019년 156억원까지 증가했다가 2020년 31억원으로 급감했고 지난해 104억원으로 회복되었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약 20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니 중요한 사업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더에이치큐의 매출액은 지난 몇 년간 급격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2017년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가 상장폐지 결정 이후 3년 간의 침체를 거쳐 지난해 매출이 90% 이상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죠. 2017년에는 안테나 판매가 크게 늘어서 전체 매출이 증가한 영향이 컸죠. 하지만 지난해에는 안테나사업 매출도 50% 가량 증가했고 여행업 매출도 크게 늘어 모처럼 쌍끌이 회복을 보여주었습니다.



사업에 청신호가 들어온 것 같은 시점인데, 회사가 매물로 나온 셈입니다. 경영권 지분을 매각한다는 건 최대주주가 바뀐다는 말인데요. 더에이치큐에 면세점 관련 여행업을 접목한 SMV홀딩스가 떠난다는 뜻이죠. 더에이치큐에는 김상기 대표와 우성덕 대표를 포함해 4명의 사내이사가 있습니다. 2명 중 한 사람은 진시앙위(한국이름 김상아)으로 합병 전 7개 종속 여행사 모두의 이사를 지낸 분이고, 다른 한 사람은 신진여행사와 메디콘트래블 대표를 지내고 현재 리더스항공 사내이사로 있는 성종진이라는 분입니다.


SMV홀딩스가 지분을 매각하면 우성덕 대표 외 2인의 사내이사도 경영진에서 함께 물러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요. 여행업을 접목시켰고, 그 여행업을 지금까지 이끌어 온 분들이 모두 떠나면 소는 누가 키우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