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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이치큐와 디아크를 인수한 휴림로봇의 최상위 지배회사 제이앤리더스가 과거 바이오싸인(현 티에스넥스젠)에 지분과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한 적이 있었고, 당시 제이앤리더스와 함께 바이오싸인에 투자한 곳이 나중에 이 회사 최대주주가 되는 위드윈인베스트먼트라고 했습니다. 위드윈인베스트먼트는 더에이치와 디아크에 동시에 투자했던 곳이죠. 그리고 바이오싸인의 손자회사격이었던 신우(현 제이준코스메틱)는 더에이치큐와 디아크 모두와 깊은 관련이 있는 이준민씨가 카지노사업을 하려던 업체였죠.


제이앤리더스와 관계를 맺었던 또 하나 주목할 회사가 있는데요. 바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코디엠입니다. 한때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현 미래오토스)와 휴림로봇을 통해 삼부토건을 지배했던, 삼부토건의 명목상 주인이라고 일컬어지던 그 코디엠입니다.


휴림로봇(구, 디에스티로봇)의 최대주주는 베이징링크선테크놀로지(2015년 3월),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2019년 6월), 휴림홀딩스(2020년 12월)로 바뀌는데요.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의 당시 최대주주가 이엔케이컨소시엄이었고 이엔케이컨소시엄의 최대출자자가 코디엠이었습니다. 코디엠은 또 이앤씨그로스사모투자합작회사라는 곳을 통해 삼부토건 지분 9.41%를 보유하기도 했죠. 휴림로봇의 최대주주인 휴림홀딩스의 100% 지분을 보유한 곳이 제이앤리더스이고요. 그러니까 휴림로봇의 과거 명목상 주인과 현재 휴림로봇의 최상위 지배회사가 이미 오래 전부터 인연이 있었다는 말입니다. 제이앤리더스는 휴림로봇이 인수한 더에이치큐와 디아크와 깊은 관계가 있는 기업 및 경영자와 관련이 있고요.



현재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는 상장폐지되었고, 휴림로봇은 삼부토건 지분을 전량 장내매도했습니다. 코디엠의 최대주주는 올해 5월 이석산업개발이라는 장부상 회사로 변경되었네요. 삼부토건의 새 주인은 휴스토리로 바뀌었습니다.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의 최대주주는 동양물산(현 TYM)으로 바뀔 뻔 했습니다. 2020년 10월 최대주주인 이엔케이컨소시엄이 보유 지분을 동양물산으로 96억원에 팔기로 양수도계약이 체결되었죠.


동양물산은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의 경영권 지분 양수와 더불어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가 보유한 휴림로봇 주식 전량(543만주)을 담보로 받기도 했습니다.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가 전환사채권자인 제이앤에스컨소시엄과 셀루스투자조합의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했던 주식인데, 두 투자조합의 빚을 동양물산이 대신 갚아주고 담보물인 휴림로봇 지분을 넘겨 받았죠.


하지만 계약은 깨졌습니다. 이엔케이컨소시엄의 99%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가 코디엠이니, 코디엠과 동양물산 간의거래가 깨진 셈이죠.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와 휴림로봇을 인수하려던 동양물산의 계획도 물건너 갔습니다.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는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있었습니다. 만약 코디엠과 동양물산의 거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으면 상장폐지를 모면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계약 해제와 함께 기회는 사라졌고, 에이치엔티테크놀로지는 결국 올해 상장 폐지되었습니다.


당시 코디엠의 실질 주주는 조원일씨로 알려져 있었는데요. 조원일씨는 대교종합건설과 삼부토건 회장을 지낸 조성옥씨 아들이죠. 올해 4월 삼부토건의 최대주주가 휴림로봇에서 휴스토리로 변경되었는데, 휴스토리는 루트원플러스의 새 이름입니다. 조성옥씨가 아들 조원일씨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회사가 루트원플러스입니다. 동양물산의 김희용 회장은 삼부토건의 옛 주인 조남욱회장과 함께 당구를 치는 절친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코디엠과 제이앤리더스는 2016년 인연을 맺습니다. 코디엠이 제이앤리더스에 10억원의 선급금을 제공했다가 투자취소를 하면서 회수했죠. 아마도 제이앤리더스를 통해 특정 회사의 지분이나 전환사채 등에 투자하려고 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2017년 2월 코디엠이 투자한 특별한 곳이 나타납니다. 바로 리드드래곤 유한책임공사와 중국인 천 징(Chen Jing)에게 각각 15억원과 5억원의 단기대여금을 제공합니다. 리드드래곤은 다름 아닌 2015년 3월 디신통그룹의 베이징링크선테크놀로지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동부씨엔아이와 현 DB그룹 김남호 회장으로부터 휴림로봇(당시 동부로봇)의 경영권 지분을 양수한 회사지요. 그리고 천징(Chen Jing)은 베이징링크선테크놀로지가 휴림로봇을 인수했을 때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이 보다 앞선 2016년 9월 베이징링크선테크놀로지가 휴림로봇 지분 중 7.6%를 대덕뉴비즈1호조합이라는 곳에 장외매도합니다. 대덕뉴비즈1호조합은 그로부터 약 1년 후인 2017년 8월 해산하고 조합원들에게 주식을 배분하죠. 대덕뉴비즈1호조합 역시 코디엠에게서 2016년 10억원, 2017년 4억8000만원을 출자받은 곳이었습니다. 코디엠의 관계회사로 묶였죠.


2016년은 휴림로봇이 대표이사 해임과 경영권 분쟁 등으로 시끄러웠던 해입니다. 천징과 함께 공동 대표를 맡던 강석희씨가 해임되자, 공동경영을 하던 한국인 경영진과 중국 최대주주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죠. 대표이사 해임 무효와 전환사채 발행 및 유상증자 무효 확인의 소와 새로운 이사 선임에 반대하는 임시주주총회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이 제기됩니다.


하지만 결국 강석희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해임 결의가 이루어지고, 새로운 이사들이 들어오는데 이때 사내이사로 선임된 사람 중 하나가 나중에 휴림로봇(당시 디에스티로봇) 대표이사가 되는 최명규씨입니다. 이 와중에 최대주주인 베이징링크선은 보유 지분 일부를 대덕뉴비즈1호조합에 매각하고 그 대신 2017년초 휴림로봇이 발행한 전환사채를 40억원어치 인수합니다. 기존의 최대주주는 그대로 유지되고 새로운 주주가 들어온 셈이죠.



2016년말 휴림로봇의 주요 주주 명단에는 베이징링크선과 리드드래곤 외에 대덕뉴비즈1호, 2호, 3호 조합과 에스알투자조합 등 실체를 알기 어려운 조합들이 등장합니다. 전부 베이징링크선이 장외매도한 주식을 매입한 곳입니다.


경영권 분쟁은 2018년까지 지속되었습니다. 손영석 대표를 필두로 한 이사회는 삼부토건 매각을 결정하고 베이징링크선은 자신들과 전혀 협의가 없었다고 반발하죠. 또 대덕뉴비즈투자조합, 디신통컨소시엄, 셔먼옥스, 에스알투자조합 등의 지분이 보호예수기간 경과 후 즉시 매도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며, 현 경영진이 자신들의 수익 챙기기라고 비난합니다.


이 같은 베이징링크선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대덕뉴비즈1호조합 등에 투자한 코디엠은 휴림로봇의 경영진과 우호적인 관계라는 것인데요. 그럼 베이징링크선의 파트너인 리드드래곤과 최대주주측 인물인 천징 대표이사가 코디엠으로부터 15억원을 차입한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군요.



더에이치큐(구, 감마누)의 우성덕씨가 주도적으로 조성한 NHT컨소시엄에 투자한 제이스테판(현에이루트)과 세미콘라이트(현 에스엘바이오닉스)를 기억하실 겁니다. 카지노업체 마제스타를 인수하기 위한 조합이죠. 코디엠은 2016년에 에이루트에도 신주인수권부사채 인수 방식으로 1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NHT컨소시엄이 조성되던 시기죠.


코디엠의 최대주주는 2016년 코디에스에서 아이리스1호투자조합과 케이바이오투자조합으로 바뀝니다. 그런데 아이리스1호투자조합의 출자자 중에는 제이스테판과 세미콘라이트가 있었습니다. 또 제이스테판의 최대주주인 제이스테판1호투자조합에는 세미콘라이트가 출자를 했고, 제이스테판은 에스엘코리아조합을 통해 세미콘라이트 지분을 소유했죠. 그리고 제이스테판1호투자조합은 첫 조성 당시 ㈜신우가 90%를 출자했습니다. 제이앤리더스가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사채 인수로 25억원을 투자했던 바이오싸인(전 경원산업, 현 티에스넥스젠)의 손자회사로 이준민씨가 대표로 있었던 지금의 제이준코스메틱이 바로 신우입니다.


결국 코디엠과 제이스테판, 세미콘라이트는 서로 지분을 상호 보유하는 관계에 있었다고 할 수 있구요. 이 회사에 투자했던 세력들이 제이앤리더스를 최상위 지배회사로 둔 휴림로봇이 더에이치큐(구, 감마누)와 디아크(구, 두올산업)를 인수하면서 다시 묶이는 양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