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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엠은 1999년 7월 오에프티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회사인데 2012년 코스닥 상장사인 코디에스(현, 코디) 자회사가 됩니다. 코디엠이라는 상호를 쓰게 된 게 코디에스에 인수되었기 때문이죠. 코디엠은 반도체 장비와 디스플레이 장비를 생산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하고 있었고 코디에스는 LED 검사장비를 생산했는데 삼성디스플레이가 주요 고객이었습니다. 코디에스는 2015년말에 코디엠을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키고, 이듬해 9월에 아이리스투자조합에 경영권 지분을 양도합니다.
코디에스의 최대주주는 박찬중이라는 분이었는데, 아무래도 코디엠은 물론이고 코디에스에서도 엑시트를 시도했던 모양입니다. 코디엠을 상장시킨 후 화장품 업체인 마린코스메틱 지분 전부를 114억원에 인수한 후 합병해 상호를 지금의 코디로 바꿉니다. 일방적인 합병은 아니었고요. 마린코스메틱 대주주 천일상씨 지분을 매입하는 대신, 천일상씨가 코디에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56만8862주(약 28억원)를 인수해 공동 경영하는 구조였습니다. 마린코스메틱을 인수한 후 박찬중씨도 일부 지분을 장내 매도해 소유 주식을 천일상씨와 같은 56만8862주로 맞춥니다.
코디에스가 마린코스메틱을 인수 합병하는 대신 매각한 자산이 바로 코디엠 경영권 지분이었습니다. 재무구조 개선을 명목으로 코디엠 지분을 주당 1만4827원, 총 225억원에 케이바이오 투자조합과 이이리스1호 투자조합으로 넘깁니다. 이후 코디엠의 표류(?)가 시작됩니다. 매각된 해부터 3년 연속 적자에 빠지고, 2년 후에는 매출이 반 토막 납니다.

코디엠의 최대주주는 이때부터 무려 7번이나 바뀝니다. 아이리스1호 투자조합(2016년 9월), 케이바이오 투자조합(2016년 12월), 코디엠바이오컨소시엄(2018년 3월), 그리고 코디엠바이오컨소시엄이 반대매매로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한 뒤 경남바이오파마(2020년 4월), 경남바이오파마가 지분을 장내 매도한 다음에는 천순영(2021년 4월), 정희석(2021년 5월)을 거쳐 올해 5월 이석산업개발에 이릅니다.
그런데 재무제표를 읽는 사람들만의 뇌피셜인지는 몰라도 아이리스1호 투자조합, 케이바이오 투자조합, 코디엠바이오컨소시엄까지는 지배력에 연속성이 느껴집니다. 실질 주주가 동일인이 아닐까 싶은 거죠. 그리고 그 느낌이 이석산업개발에서 다시 살아납니다. 끊어졌던 지배력의 연속성이 다시 이어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그 연속된 지배력 행사자가 카지노업체 마제스타와 깊게 연루된 에이루트(과거 제이스테판)와 에스엘바이오닉스(과거 세미콘라이트)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리스 1호 투자조합으로 최대주주가 바뀌고 대표이사가 된 분이 지난 2020년 6월까지 대표를 맡았던 문용배씨입니다. 코디엠바이오컨소시엄이 반대매매로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한 후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현 대표이사인 황정훈씨가 취임하죠. 황정훈씨는 코디엠바이오컨소시엄이 최대주주가 되고 코디엠에 입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리스1호 투자조합은 225억원에 40%의 지분을 취득하는데, 불과 석 달이 지난 2016년 12월에 증시 폐장을 앞두고 3일만에 보유주식 전량을 조합원에게 배분 및 장내 매도로 처분하고 조합을 해산합니다. 아이리스1호 투자조합은 보유주식의 약 44%를 장내 매각해 230억원 가량을 회수하죠. 코디엠 지분을 225억원에 취득했으니 원금을 100% 회수했고 조합원에게 배분된 나머지 56% 주식은 전부 차익이 되는 셈입니다.
대표이사 재직 시절 문용배씨는 ㈜우림스와 ㈜강스템바이오에서 이사를 지낸 이력으로 나오는데요. 사실 이 분은 코디엠과 삼부토건 회장을 역임한 조성옥씨와 오랜 인연이 있습니다. 대교종합건설 회장으로 있던 조성옥씨가 2007년 DVD업체였던 상장사 디브이에스코리아를 인수해 대표이사로 있던 2012년 사내이사로 영입한 이가 문용배씨였죠. 당시 문용배씨의 이력은 ㈜투어넷과 ㈜이천년개발의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로 소개되었습니다.
디브이에스코리아는 2014년 상장폐지되고, 루트원플러스로 상호를 변경했다가 지금은 휴스토리라는 상호를 갖고 있습니다. 조성옥씨 일가가 실질 주주로 알려진 현재의 삼부토건 최대주주이죠. 곧 삼부토건 지분매각이 이루어질 예정이지만요.
코디엠 지분 취득 당시 아이리스1호 투자조합의 최대 출자자는 ㈜알도였습니다. 알도는 조합의 17% 지분을 출자했고, 알도의 최대주주는 김경진씨였습니다. 코디엠의 사내이사가 되는 분입니다. 알도 외에 알려진 출자자로 두 상장사가 있는데요. 바로 에이루트(당시 제이스테판)와 에스엘바이오닉스(당시 세미콘라이트)입니다. 제이스테판과 세미콘라이트는 중국인 우성덕씨와 함께 카지노업체 마제스타를 인수하기 위해 NHT컨소시엄을 조성하고 있었는데, 아이리스1호 투자조합에도 출자자로 참여했던 겁니다.
코디엠과 마찬가지로 제이스테판과 세미콘라이트 역시 2016년에 최대주주가 바뀌었죠. 특히 제이스테판의 최대주주가 된 건 제이스테판1호 투자조합이었는데, 코디엠의 최대주주가 바뀔 때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제이스테판2호 투자조합이 있었습니다. 코디엠 지분을 무려 16.84%나 취득했는데요. 제이스테판과 코디엠의 새로운 주주가 코디엠의 새로운 주주와 가까운 사이였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죠. 참고로 우성덕씨는 2017년 6월에 ㈜감마누의 경영권 지분 취득을 위한 계약을 합니다. 감마누는 지난해 더에이치큐로 상호를 바꾸었고 올해 휴림로봇에 인수되었습니다.
아이리스 1호 투자조합 이후 최대주주가 된 건 케이바이오 투자조합입니다. 2016년 10월 75억원 상당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지분을 취득했죠. 그런데 사실 두 조합은 코디엠을 공동 인수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아이리스1호 투자조합이 코디에스와 경영권 지분 취득 계약을 맺은 게 8월 20일인데, 이틀 후 케이바이오 투자조합을 제3자로 하는 유상증자 결정이 이루어졌거든요. 케이바이오 투자조합의 최대출자자도 ㈜알도였습니다.
아이리스 1호 투자조합의 최대 출자자와 같죠 구주를 매입한 조합은 떠나고 신주를 취득한 조합이 남은 겁니다. 남은 게 인수의 주체이고 떠난 게 인수의 조력자라고 해석하는 게 상식에 맞겠죠. 케이바이오 투자조합은 유상증자 외에도 3회차 전환사채 200억원과 4회차 전환사채 100억원을 인수해 총 375억원을 코디엠에 투자합니다. 하지만 전환사채 300억원은 전부 케이메디투자조합1호 외 8인에게 바로 넘겨 버리고, 보통주만 보유했다가 2020년 2월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으로 전량 처분됩니다. 주식을 담보로 맡겼다가 반대매매라도 당한 모양인데, 관련 공시가 없어 자세한 상황을 파악할 수 없네요.
2018년 3월 코디엠바이오컨소시엄이 1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가 됩니다. 케이바이오 투자조합이 2대 주주로 밀려나죠. 하지만 두 조합은 서로 특수관계인으로 묶입니다. 아마도 회사의 유동성 확보와 실질 지배력 유지를 위해 유상증자를 했던 것 같습니다. 최대주주가 바뀌었어도 실질 주주는 그대로였을 것이란 추측입니다.
코디엠바이오컨소시엄의 최대 출자자는 코디엠의 대표이사 문용배씨였습니다. 대표자도 문용배씨였죠. 하지만 그대로 믿어도 될 지 모르겠습니다. 코디엠바이오컨소시엄은 120억원으로 조성되는데, 코디엠의 최대주주가 된 후 휴스토리(루트원플러스)의 최대주주 크레센에게 주식 일부를 담보로 제공하고, 나중에는 한국전자가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대부분의 주식을 담보로 줍니다. 또 크로스트리조합에도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 지분 인수를 돕기 위해 담보용으로 코디엠 주식을 제공합니다. 코디엠이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를,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가 휴림로봇을, 휴림로봇이 삼부토건을 소유하는 연결 고리가 형성되는 계기였고, 코디엠과 삼부토건을 아우르며 회장으로 군림하던 분이 조성옥 회장입니다. 문용배씨가 코디엠의 실질 주주라고 볼 수 없는 이유죠.
코디엠바이오컨소시엄도 케이바이오 투자조합과 마찬가지로 담보주식이 반대매매 되며 지분을 잃습니다. 그렇게 끊겼던 지배구조의 연결고리가 올해 이석산업개발이 휴스토리와 함께 삼부토건 지분을 매각하며, 그 자금으로 코디엠의 지분을 인수해 새로운 최대주주에 등극하며 다시 이어졌다고 판단하면, 지나친 확대해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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