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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금속의 실질적인 최대주주 이옥순씨 일가가 상장사 인수에 활용하는 회사는 대양홀딩스컴퍼니를 비롯해 에프앤디조합(대양금속), 제이에스앤파트너스(네오디안테크놀로지), 해동파트너스(에스에프씨), 지엔씨파트너스(판타지오, 에스에프씨, 케이제이프리텍), 파워리퍼블릭 얼라이언스(크로바하이텍) 등입니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상장사 M&A에 뛰어든 시점은 불분명하지만 에스에프씨를 인수한 2016년 이후 여러 상장사 투자에 동시 다발적으로 등장하며 활발히 활동합니다.


이들은 실적이 크게 나빠지거나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기업, 또는 회생절차 중인 기업을 주로 노렸습니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업을 인수한 뒤 최대주주 외에 재무적 투자자로 나선 곳들은 곧바로 지분을 처분하는 방식으로 인수자금 부담을 낮추거나 차익을 실현했고, 기업을 인수한 후에는 대여금이나 타법인 지분 취득 등으로 회사 자금을 유출했습니다. 손을 댄 기업 중 에스에프씨와 연이비앤티는 상장폐지되었고, 다른 기업들도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거나 회생절차에 들어가기 일쑤였습니다.


2018년 4월 파워리퍼블릭 얼라이언스, 지엔씨파트너스, 코리안스탠다드핀테크, 엔케이코퍼레이션이 경영권지분 양수도 계약(215억원, 실제로는 265억원 지급 추정)으로 인수한 크로바하이텍의 경우 최대주주인 파워리퍼블릭 얼라이언스가 불과 1년 4개월 만에 대부업체에서 빌린 차입금 92억원을 갚지 못해 담보주식을 반대매매 당해 경영권을 잃었는데요, 이듬해 회사는 감사의견 거절과 전 경영진의 횡령 및 배임이 발생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고 결국 회생절차를 밟습니다.


그 짧은 기간에 수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해 비상장사(Z2터치, 티볼리씨앤씨)의 주식과 전환사채 등을 인수하는데 썼지만, 84억 가량을 투자한 Z2터치는 급격한 매출 부진과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던 회사였고 2019년말 현재 순자산이 23억원(크로바하이텍의 순자산지분가액은 약 8억원)에 불과했습니다. 크로바하이텍이 대규모 손상차손을 입은 건 물론이죠. 애초에 사서는 안될 기업을 너무 비싸게 주고 샀습니다.


티볼리씨앤씨에는 전환사채 50억원과 투자약정금 10억원을 투자했는데, 언론 보도로는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주역 중 하나로 거론되는 김봉현씨(라임 회장으로 불리었으나 실은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짐)의 소개로 투자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크로바하이텍이 티볼리씨앤씨에 투자한 60억원은 김봉현씨의 수족들이 빼돌렸죠. 크로바하이텍은 티볼리씨앤씨의 미발행주권과 제3의 회사의 전환사채를 담보로 받았지만 담보가치는 전혀 없는 것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파워리퍼블릭 얼라이언스는 김봉현씨에게 사기를 당하는 바람에 크로바하이텍의 경영정상화가 수포로 돌아가고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파워리퍼블릭 얼라이언스, 지엔씨파트너스, 코리안스탠다드핀테크 등도 회삿돈을 빼 가기는 매한가지였습니다. 대여금 명목으로 각각 40억원, 10억원, 20억원 등의 크로바하이텍 자금을 가져갔죠.



현재 크로바하이텍은 파워리퍼블릭얼라이언스 등이 대여금으로 가져간 돈은 횡령, 배임 등 불법행위 미수금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 9월말 현재 불법행위 미수금 144억원 전액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파워리퍼블릭 얼라이언스는 미발행주권을 담보로 제공했지만, 담보제공에 대해 파워리퍼블릭 얼라이언스의 주주(지엔씨파트너스와 최대주주가 이민혁으로 동일)들의 의사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주주가 인수를 해 줘야 주식을 발행하죠.


크로바하이텍을 인수할 때 파워리퍼블릭 얼라이언스는 지엔씨파트너스, 코리안스탠다드핀테크, 엔케이코퍼레이션 등을 특별관계자로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보유한 지분에 대해서만 변동사항 공시를 했죠. 지엔씨파트너스 등이 지분을 인수한 후 장기 보유했는지, 중도 매각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경험상 보통 이런 경우에는 인수 후 지체없이 매각을 하더라고요.


네오디안테크놀러지(현 율호)는 현지웅씨가 100% 지분을 갖고 있지만 실질적인 주인은 공현철씨인 ㈜제이에스앤파트너스가 2018년 8월 인수했는데요. 총 160억원의 양수대금 중 101억원을 제이에스앤파트너스가 부담하고 조병직, 이지철, 김대식, 김도훈 등이 나머지 대금을 댔습니다. 시가 2410원하는 주식을 프리미엄을 붙여 주당 3095원에 인수한 제이에스앤파트너스는 인수대금을 자기자금으로 신고했지만, 1년 후 모든 주식은 상상인저축은행에 대출 담보로 잡혀 있었습니다.


제이에스앤아이는 네오디안테크놀로지를 인수한 지 9개월 만에 담보대출을 승계하는 방식으로 보유주식 전량을 자동차부품업체인 ㈜태영이엔지로 넘깁니다. 주가는 1825원으로 떨어져 있었지만, 양도가액은 3481원으로 더 높았습니다. 아마 저축은행 대출금 이자를 보전하는 방식이었을 것 같습니다.



태영이엔지는 자기자금 90억원과 대출승계 24억원으로 제이에스앤아이가 보유한 주식을 인수한다고 했지만, 그럴 만한 재력이 있는 회사가 아니었습니다. 2018년말 현재 자산이 48억원인 소기업이었어요. 아니나다를까 태양이엔지 역시 인수한 주식 전량이 더블저축은행 담보로 제공된 상태였습니다. 최대주주 변경으로 기존 경영진이 물러나고 새로운 이사들이 선임되었는데, 웬일인지 이옥순 사외이사는 여러 차례의 임시주총과 정기주총에서도 살아남고 2020년 6월이 되어서야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대양금속을 에프앤디조합이 인수할 때도 그랬죠. 2019년 12월 301일 채권단으로부터 대양금속보통주와 우선주, 그리고 신주인수권부사채를 658억원에 인수한 에프앤디조합은 총 2540만주에 상당하는 물량 중 대부분을 즉시 지알컨소시엄, 엠제이투자조합, ㈜정한, 플러스조합 등 조합원에게 넘기고, 나머지 921만주의 보통주와 우선주 역시 대양홀딩스컴퍼니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요 주주로 등장하자, 640만주의 우선주를 공선필에게, 약 79만주의 우선주를 이옥선에게 넘기고 단순투자자로 돌아섭니다. 공선필의 주식은 대양홀딩스컴퍼니와 공동보유로 묶여, 대양홀딩스컴퍼니가 최대주주 지위를 넘겨받게 되죠.


에프앤디조합과 재무적 투자자들이 사들인 구주는 대부분 시장에 지체없이 매도돼 상당한 차익을 선사합니다. 엠제이투자조합은 약 98억원을 투자해 주식과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확보한 뒤 신주인수권부사채를 곧바로 주식으로 바꾸고 보유 물량 전부를 한달 이내에 장내 매도합니다. 일부 탈퇴한 조합원에게 나누어 준 물량을 감안하더라도 약 116억원을 회수합니다. 에프앤디조합에 참여한 지알컨소시엄은 약 170억원을 조합원들에게 모아 보통주 109만주, 우선주 48만주, 신주인수권부사채(97억원, 보통주 241만주 상당)를 취득했는데, 약 53억원어치의 보통주 전부를 1주일 이내에 전량 처분해 72억원을 확보합니다. 조합원 중 하나인 ㈜정한도 29억원에 대양금속 주식을 배분 받아 전량을 34억3000여 만원에 매각해 5억원 이상의 차익을 남깁니다. 자기 돈 들이지 않고 급전을 차입해 약 한달 간의 투자로 얻어낸 성과입니다.


이민혁과 공선필이 주도하고 공현철도 출자한 지엔씨파트너스는 에프앤디조합의 재무적 투자자로 나서 주당 4200원에 309만주(총 130억원)를 매수했는데, 당일 세 곳에 140만주를 장외매도해 95억원 이상을 회수하고, 2020년 1월 장이 열리자마자  70만주를 1만2040원에 매도해 84억원을 더 챙깁니다. 불과 2영업일만에 50억원의 차익을 남기고도 99만주 가량이 남았는데, 이 역시 두달 이내에 처분한 것으로 보입니다. 3월에 다시 신규로 주식보유 신고를 할 때 1주도 남아 있지 않았거든요.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주주들이 곧바로 시장에 매물을 쏟아내자 주가는 곤두박질 칩니다. 불과 1년 전 3000원대에서 2만원까지 수직 상승했던 주가는 나흘만에 65%가 하락합니다. 최대주주 변경을 호재로 여기고 고가에 주식을 매입한 일반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봐야만 했죠.


주가하락은 에프앤디조합의 바통을 받아 최대주주로 예정된 대양홀딩스컴퍼니에 오히려 호재였습니다. 2020년 3월 3일 대양금속이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신주발행가로 정한 가격이 2900원이었습니다. 이후 코로나가 터지면서 주가가 1500원대까지 빠지자, 대양금속은 신주발행가액을 1365원으로 낮춰 줍니다. 대양홀딩스컴퍼니는 주가 하락 덕분에 100억원의 유상증자 대금으로 17.31%의 지분을 취득해 손쉽게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게 됩니다.


대양금속은 최대주주인 대양홀딩스컴퍼니에 지난해 3분기 중 23억원을 대여해 주었습니다. 최대주주인 이옥순 대표 남편인 공갑상씨에게는 지난해 전세계약에 대한 보증금으로 15억원과 대여금 2억원을 지급했습니다. 대양금속의 자금으로 영풍제지, 연이비앤티 등을 인수했고 추가 기업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고 하니, 에스에프앤씨나 크로바하이텍 등에서 보여준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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