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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SPC삼립 연결법인의 매출 신장은 실속이 없다고 결론을 내고 마치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있습니다. 삼립식품은 지난해 밀다원을 비롯한 식자재 공급업체들을 삼립식품이 흡수합병하고, 프랜차이즈사업부를 제빵사업부와 식자재사업부로 헤쳐 모이게 했습니다. 식자재유통사업부와 기타사업부로 흩어져 있던 SPC GFS의 사업을 단일의 유통사업부로 통합하기도 했지요. 뭔가 사업의 전환을 이루기 위한 작전을 꾀하고 있는 것이죠.


그것이 비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일 수도 있고, 전략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것일 수도 있는데 아무래도 그 중심에 실속 없는 매출 증가의 주인공 SPC GFS가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당장의 수익성이 낮기는 하지만 SPC그룹 내의 식자재 구매와 공급을 책임질 뿐 아니라 점차 외부 매출이 늘어나고 있거든요.


수익성이 낮더라도 외부 매출이 늘게 되면 SPC삼립 연결법인의 이익을 키우는 데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SPC GFS의 외부 매출이 증가한다는 것은 곧 삼립식품이 생산하는 빵과 샌드위치와 떡의 판매망이 넓혀진다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되니까요. SPC GFS 뿐 아니라 삼립식품의 매출과 이익도 함께 증가하게 되겠죠.



SPC GFS가 하는 일은 식당과 단체급식에 식자재를 유통하는 사업과 그룹 내의 식자재 소싱과 통합구매에 그치지 않습니다. 시스템과 물류망 확보가 필요한 음식점 등의 위탁운영사업사업(푸드 서비스업)도 하고 있죠. 2014년에 삼립식품에서 물적분할해 매년 매우 빠른 속도로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분할 4년차에 매출 1조원을 넘어섰죠.


이 매출 증가가 모두 그룹 내부에서 일어난 것이라면, SPC GFS가 삼립식품은 물론 그룹 전체의 매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SPC GFS가 외부 매출을 중심으로 성장한다면 그룹 전체에 시너지 효과를 유발할 수 있게 됩니다. SPC삼립의 입장에서는 판매처가 확대되는 것이죠.



SPC GFS의 전체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그룹 내부 매출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특수관계자 매출에는 삼립식품 연결법인 말고도 파리크라상 등 SPC그룹 내의 주요 고객이 다 포함되어 있는데요. 가장 큰 매출처인 파리크라상에 대한 매출도 2017년 2939억원에서 지난해 2918억원으로 소폭 줄었습니다. 삼립식품 연결법인 내부 매출도 2090억원에서 2000억원 정도로 줄었고요. 매출 증가가 외부 매출 중심으로 이루어진 겁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어떨까요? SPC GFS의 반기 매출은 69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 8.1%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삼립식품 연결 매출에서 제거된 내부 매출이 전년 동기 1232억원에서 815억원으로 400억원 가까이 줄었습니다. 전년 동기에는 밀다원 에그팜 그릭슈바인이 삼립식품 자회사였지만, 삼립식품은 올해 반기보고서를 작성하면서 3사의 흡수를 반영해 부문별 손익정보를 산정했거든요. 그러니까 연결에서 제거된 내부매출 대부분은 SPC GFS의 것입니다. 정확한 수치를 알 수는 없지만 연결범위 내 매출이 줄어든 겁니다.



그리고 삼립식품의 연결범위를 벗어나지만 SPC그룹에 속한 다른 특수관계자 매출이 늘었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이걸 정확히 추정하기는 더 어려워서 짐작만 해야 하는데요. 삼립식품 연결법인의 상반기 특수관계자 매출이 3790억원입니다. 이 중에 삼립식품이 연결 범위 밖에 있는 특수관계자에게 일으킨 매출이 919억원이거든요. 둘의 차이는 2871억원인데, 99% SPC GFS의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비에프에스라는 삼립식품의 다른 자회사가 있지만 계열 내 매출은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미미하거든요.


지난해 상반기에는 삼립식품 연결법인의 특수관계자 매출이 3792억원이고, 삼립식품만의 연결 범위 밖 특수관계자 매출은 656억원입니다. 그리고 하반기 시작과 동시에 삼립식품에 흡수된 밀다원, 에그팜, 그릭슈바인 등의 매출을 반영하기 전이긴 합니다만, 이 3개 자회사이 파리크라상에 대한 반기 매출이 도합 300억원 정도인 걸 감안하면, SPC GFS의 그룹 내 매출이 의미 있게 증가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수관계자 매출 감소를 고려하면 SPC GFS의 상반기 매출 증가는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이 8.1%로 증가액은 518억원 정도인데요. 특수관계자 매출 감소를 감안한 외부 매출 증가는 1000억원에 육박할 것 같습니다.


외부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면, SPC GFS의 낮은 수익성은 충분히 용서가 됩니다. 당장은 매출이 증가한 만큼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판로가 열린다면 SPC GFS 뿐 아니라 삼립식품의 매출 확대와 이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 테니까요.


여기에 올해 9월부터 특별한 모멘텀 하나가 생겼습니다. 국내 고속도로 휴게소 매출 2위인 가평휴게소 위탁운영사업자로 SPC삼립이 선정됐죠. 앞으로 10년간 운영을 맡아 하게 되는데 가평휴게소 연 매출이 지난해 기준 820억원이랍니다. 삼립식품은 이 매출을 1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릴 생각을 하고 있고요. 리스료로 2580억원을 ㈜서울-춘천고속도로에 지불하게 됩니다. 연결자산총액의 34%에 이르는 규모입니다.


단순 계산으로 분기당 250억원의 매출이 생기고, 연간 258억원의 리스료를 지불하게 되니까, 리스료를 제하고 나면 연간 750억원의 순매출이 추가되는 건데요. 휴게소 모든 입점업체들을 SPC 계열로 채울 수는 없다고 해도 상당한 수준의 매출이 SPC 계열의 상품과 제품들에 의해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매출은 주로 SPS GFS의 장부에 기록될 것으로 짐작됩니다. SPS GFS가 하는 식자재 유통사업과 푸드 서비스사업 중에 푸드 서비스사업이 위탁 운영을 하는 업무거든요.



그 전에 10년 동안 가평휴게소를 위탁운영한 곳은 풀무원푸드앤컬쳐입니다. 10년간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를 했는데, 영업이익이 뚜렷하게 늘어나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SPC GPS도 비슷하게 전개되겠지요. 하지만 삼립식품이나 파리크라상 등 최종 상품과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에게는 확실한 판매처가 더해지는 것이니까 그룹 전체에 미치는 매출과 이익 증대 효과는 상당히 있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