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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더이앤엠은 지난 2002년에 금속소재업체인 현진소재에서 물적분할돼 설립되었고, 2006년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습니다. 당시는 용현비엠이라는 사명으로 강관사업을 영위했으니,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회사였습니다. 현진소재는 2015년 누적결손금 1000억원이 넘는 용현비엠 지분 매각을 추진했으나 실패했고, 그해 말에 중국계 모바일게임업체인 룽투코리아(현 스타코링크)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로 올라섭니다.


룽투코리아는 현진소재가 용현비엠에 대해 보유한 채권 206억원을 51억원에 인수해 출자전환하고 190억원을 현금출자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권을 획득합니다. 당시 주식시장에서 상당한 화제가 되었습니다. 주당 인수가가 3890원이었는데, 주가가 보름만에 2만원 이상으로 급등했거든요. 룽투코리아는 용현비엠 현금출자 등을 위해 120억원을 미동전자통신이라는 곳에서 차입을 했고, 2대 주주이던 킹파워 인터내셔널이 보유주식을 담보로 제공했습니다. 룽투코리아가 약 1000만주를 인수하면서 실제 현금 지출액이 120억원의 차입금을 포함해 241억원이었는데, 보름만에 2000억원으로 뛴 셈입니다.



.게임회사와 금속소재회사 간에 어떤 사업적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었는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거래였습니다. 현진소재는 206억원의 채권을 룽투코리아에 싸게 매각한 것 외에 238억원의 채권을 상환받기 위해 용현소재의 연속가열로 등 기계장치를 뜯어 갔습니다. 용현비엠이 보유하고 있던 기계장치 전부였습니다. 룽투코리아는 용현비엠의 본업을 버리고 나머지 자산과 코스닥 상장사라는 타이틀을 사온 것이었죠.


용현비엠 주가의 급등에는 다른 배경이 있었습니다. 룽투코리아가 용현비엠의 경영권을 인수한 것과 동시에 용현비엠은 개인방송 플랫폼업체인 비상장사 홍연을 240억원에 사들인 뒤 흡수합병하고, 상호를 지금의 더이앤엠으로 변경합니다. 그렇게 재탄생한 더이앤엠은 더 이상 금속소재 회사가 아닌 개인방송 플랫폼 회사였으니, 룽투코리아의 용현비엠 인수는 사실상 홍연의 우회상장을 위한 것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룽투코리아의 당시 연결자산 총액은 183억원이었고, 용현비엠의 자산총액은 1069억원이었습니다. 용현비엠 인수로 룽투코리아의 연결자산 규모가 6배 증가하게 된 것이죠. 또한 룽투코리아가 용현에 출자한 현금 190억원은 고스란히 홍연 지분 100%를 인수하는데 투입되었습니다. 결국은 241억원의 투자로 용현비엠과 홍연 두 회사를 전부 인수한 셈입니다.



룽투코리아는 합병 후 약 1년 후인 2017년 6월 더이앤엠의 지분 약 133만주(지분율 7.26%)를 주당 7500원씩 총 100억원에 매각합니다. 장부가 기준 39억원어치의 지분을 약 2.5배의 가격에 팔았죠. 매수인은 ㈜베스트에어라인스 외 5인이었습니다.


더이앤엠은 이후 전환사채를 발행해 다른 회사를 인수하며 외연을 확장합니다. 2018년 6월 제1회차 전환사채 60억원을 발행해 인터넷신문인 시크뉴스를 36억원에 인수했고, 행사대행업체 이제이파트너스를 55억원에 사들였죠. 인수대금 일부를 현금(31억원)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전환사채로 납입을 상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때 시크뉴스 지분을 양도한 사람 중에는 홍연의 대표이사이자 주주였던 김대권씨도 포함되어 있었죠. 김대권씨는 홍연을 매각한 뒤 더이앤엠의 이사로 재직 중이었습니다.


같은 달 더이앤엠은 제2회차 전환사채 84억7700만원을 발행해, 킹콩티비, 킹티비, 강냉이티비, 핫독티비, 핫스팟티비, 키스티비, 걸티비, 오이티비 등 인터넷방송업체들을 추가로 인수합니다. 양도인인 더케이앤아이, 더온유, 알앤에프정보통신, 윈엔터프라이즈, 와우플러스 등에게는 전환사채 외에 현금 21억원이 지급되었습니다.


2019년 4월 룽투코리아가 더이앤엠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룽투코리아는 보유 지분 약 2500만주 전부를 케이엘앤파트너스, 룽투코리아사모투자합자회사에 담보로 제공하고 있었는데, 이중 약 1100만주(12.01%)를 질권 해지하고 150억원에 나비스피델리스 7호 조합과 프란츠1호 투자조합에 매각하기로 했죠.


지분양도와 별도로 더이앤엠은 운영자금 용도로 11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신주를 나비스피델리스 5호조합이 인수하기로 합니다. 또 100억원의 전환사채(8회차)를 발행해 나비스피델리스 10호조합이 인수하기로 하죠. 지분양도와 유상증자로 경영권은 나비스피델리스 조합으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8회차 전환사채 발행가액은 81억원으로 줄었고, 인수자도 더블유브이 제2호 합자조합이라는 곳으로 교체되었습니다. 대신에 2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가로 실시해 나비스피델리스 5호 조합이 인수하게 됩니다. 이 유상증자로 더이앤엠의 최대주주가 룽투코리아에서 나비스피델리스 5호조합으로 바뀝니다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더이앤엠의 이사회도 완전히 새로운 인물들로 교체됩니다. 제이준코스메틱에서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지낸 이승환씨(나비스피델리스 대표이사)와 이충범씨, ㈜세원(현 폴라리스세원)의 대표이사와 상무이사 출신인 신환율씨와 김정민씨가 사내이사로 선임됩니다. 이승환씨와 신환율씨는 각자 대표이사를 맡게 되었죠. 이승환씨는 나비스피델리스 5호조합과 7호조합의 대표자였고, 이충범씨는 7호조합에 15억원을 출자한 최대주주(50%)였습니다.


이승환씨와 신환율씨는 폴라리스세원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습니다. 폴라리스세원은 2017년 10월에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상장한 지 6개월만인 2018년 4월에 유기철 회장 등 기존 최대주주측이 지분을 매각하면서 HW1호투자조합이라는 곳이 새로운 주인이 되었고, 6월에 . 에이센트라는 회사가 1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다시 한번 최대주주가 변경됩니다.


HW1호투자조합은 최다출자자가 이승환씨였고, 대표조합원이 신환욱이라는 분이었습니다. 신환율씨와 혈연관계로 짐작됩니다. HW1호투자조합과 함께 인수에 참여했던 더블유에스PEF라는 곳이 있었는데, 이 곳의 대표조합원은 이승관씨였습니다. 유상증자로 폴라리스세원의 최대주주가 된 에이센트는 제트케이홀딩스코리아라는 곳에서 100% 출자해 설립한 경영컨설팅업체였고, HW1호투자조합과 함께 구주 인수에 나섰던 회사 중 하나였습니다. 최대주주 변경으로 새로운 대표이사에 선출된 분이 바로 신환율씨였죠.


그후 폴라리스세원은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 여러 업체의 지분을 인수하는데, 그 중 전환우선 신주를 취득한 코스닥 상장사 ㈜아이에이가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지낸 김동진씨가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인데, 폴라리스세원이 60억원을 투자해 4.74%의 지분을 갖게 되죠.


아이에이도 폴라리스세원에 투자합니다. 2018년말 시간외 매매로 폴라리스세원 110만주를 취득하고, 계열사인 알바트로스아이엔씨와 함께 폴라리스세원의 전환사채 50억원어치를 인수해 14%의 유효지분을 보유하게 됩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폴라리스세원이 아이에이와 그 계열사들로부터 비메모리 전력반도체 전문 회사인 트리노테크놀로지의 지분 50%를 102억원에 인수해 공동경영을 하기로 하죠.



이듬해인 2019년 9월, 아이에이는 계열사인 아이에이네트웍스와 함께 폴라리스세원의 최대주주인 에이센트의 지분 100%를 단돈 5000만원에 인수하고, 에이센트가 발행한 1~4회차 전환사채 39억원어치를 73억원에 취득해 폴라리스세원의 실질적인 주인이 됩니다.


하지만 두 회사의 결합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2021년 폴라리스세원은 60억원의 아이에이 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해 240억원에 처분하고, 아이에이와 에이센트도 폴라리스세원의 지분을 전량 매도해 양사의 지분 관계가 청산됩니다.


아이에이가 폴라리스세원에 투자할 무렵, 신환율씨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납니다. 그리고 6개월후 이승환씨와 함께 더이앤엠의 각자 대표이사에 취임하게 되죠. 신환율씨는 나비스피델리스 5호조합이 7호조합을 합병한 후인 2020년 5호조합의 최대주주(21.9%)가 되죠. 더이앤엠 인수과정에 참여했던 인물로 이승환씨 다음에 제이준코스메틱 대표이사를 지낸 박범규씨가 있는데, 2020년 9월 신환율씨와 홍연의 대표이사였던 김대권씨가 박범규씨의 지분을 넘겨받아 ㈜남상으로 재매각합니다. 남상은 얼마 후 대부분 지분을 장내에서 매도하죠.


신환율씨는 지난해 3월과 5월 더이앤엠 유상증자에 각각 26억원과 18억원을 개인 명의로 투자해 11.54%의 지분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되었습니다. 자신이 최대지분을 가진 나비스피델리스5호의 지분 6.72%를 더하면 18.26%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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